'원조 요정돌' S.E.S.(바다 유진 슈)의 단독 콘서트 '리멤버, 더데이(Remember, the day)'가 오늘(30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16년 만에 콘서트를 갖는 S.E.S.는 이 날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20년 전 과거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요정의 풋풋함은 여전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끄집어낸 그들의 솔직담백한 멘트를 들어봤다.

 

오랜만의 콘서트... “이 자체로 Dreams come true”

2002년 정규 5집 ‘Choose My Life-U’ 이후 15년 만에 컴백을 알린 S.E.S. 멤버들은 오랜만에 선 무대에 대해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멤버 유진은 “팬들과 다시 만난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저희끼리 늘 이야기하고 꿈꿔왔던 날이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바다는 “S.E.S.가 다시 뭉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노래 제목처럼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라고 말을 이었고, 슈는 “시간이 흐를수록 소중함이 깊어지는 것 같다. 저희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저희도, 팬분들도 행복하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유진 “20년 전보다 더 즐거운 시간”

S.E.S.는 오는 1월 새 앨범을 들고 가요계로 본격 컴백을 알렸다. 유진은 앨범 준비에 열을 올리며 느꼈던 심경에 대해 “그 자체로 즐거운 일”이었다며 소회했다.

“예전에는 ‘과연 팬들이 좋아해주실까’라는 부담감과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감정이 제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이 나온다는 것 자체를 좋아해주실 것을 잘 알고 있다. 얼마나 좋아해주실까를 상상하니까 즐겁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는 “과거 사랑받았던 시기엔 우리가 어린 소녀였다. 온 국민들이 친구처럼, 조카처럼, 딸처럼 사랑해주셨는데, 신곡 가사들을 잘 들어보면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슈 “아이들의 ‘엄마 예뻐’란 말, 상처 받을까봐 그런 듯...”

오랜만에 노란색으로 염색하며 ‘아이돌 비주얼’을 과시한 슈는 약간 민망한 듯 웃으며 “아이들이 어색해 할 줄 알았는데 예쁘다고 해줬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 머리를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하게 했다. 아이들이 머리에서 누을 못 떼면서 ‘엄마 왜 머리 노란색이야?’라고 물어보더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수세미처럼 난리도 아니었는데, 예쁘다고 해줬다. 얼마전에 예능 ‘미래일기’에서 57세로 분장했을 때도 예쁘다고 해줬다. 아마 엄마가 상처 받을까봐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바다 “콘서트 수익 일부는 기부할 예정”

그 동안 꾸준히 컴백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S.E.S.가 이제야 돌아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유진은 “활동을 안했어도 계속 만나면서 ‘10년, 20년 후에 콘서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대화를 많이 나눴다. 억지로 하기보단 타이밍이 올 때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자는 얘기를 하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8년 정도 ‘그린아트바자회’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유기견,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번을 계기로 바자콘서트로 전환해 20주년 프로젝트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바다는 “이수만 선생님께 ‘이런 기부 행사를 해왔는데, 콘서트로 바꾸려고 한다’는 제안을 드리니까 기분 좋게 수락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데뷔했던 SM과 진행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덕분에 다들 즐겁게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SM과 재회... “집에 돌아간 느낌”

오랜만에 SM엔터테인먼트와 재회한 S.E.S. 멤버들은 “낯설지 않고,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고 수줍은 감상을 말했다. 슈는 “이수만 선생님께 각자 연락은 드렸어도 다같이 찾아뵌 건 오랜만이었다. 수다를 6시간이나 떨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과거 활동할 때 비하인드 스토리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씀해주셨다. 예전만큼 신경 안 써주시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소스 하나하나까지 다 도와주셨다”며 이수만 회장의 노고에 감사를 보냈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바다는 “예전처럼 녹음실에 오셔서 조곤조곤 말을 해주셨다. 기분 좋은 소름이 일었다. 녹음실이 굉장히 외로운 공간인데, 밖에서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니까 타임머신을 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희를 위해서 크리스마스에도 새벽까지 잠도 안 주무시고, 수고를 해주셨다”고 밝히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사진=최교범(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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