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JTBC ‘미스티’의 케빈리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배우 고준이 SBS ‘열혈사제’로 돌아왔다. 흥행 드라마 두편에서 연이어 선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자칫 한 가지 이미지로 고립될 수도 있었지만, 그 사이 예능에 출연하며 털털한 이미지로 중화돼 이제 ‘고준'이라는 이름만으로 시청자를 설레게 한다.

“‘미스티’ 때와 달라진 점이요? 사실 당사자들은 잘 몰라요. 일상으로 돌아가서 피드백을 받으면서야 조금씩 깨닫게 될 거 같아요. ‘열혈사제’ 끝나자마자 종방연, 스페셜 방송 촬영, 포상휴가를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계속 녹화나 인터뷰를 하다보니까 완벽하게 일상으로 들어가서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아직 없어요. 사실 이런 인터뷰가 있다는 것도 ‘미스티’ 때 처음 알게 됐고, ‘열혈사제’에서 제대로 처음하게 됐어요”

‘열혈사제’는 쏭삭, 롱드 등 강인한 캐릭터들이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 때문에 방영 시간때가 되면 포털 사이트에 으레 캐릭터 이름이 검색어로 오르고는 했다. 그러나 고준만이 독보적으로 배우 이름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점을 지적하자 고준은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라고 웃어보였다.

“황철범보다 고준이 알려졌네요. 연기를 잘 못했나봐요. 지금 생각해보니 신기해요. 사실 팬클럽 회원도 너무 급증해서 깜짝 놀랐어요. ‘미스티’ 때 200명 조금 넘었는데 지금은 2000명이 되니까 확 늘어난 게 맞죠. 유명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현상이 신기해요. 모든 일이 첫 경험이다 보니까 의아하고 신기하고 실감이 안가는 거 같아요”

팬클럽 회원들의 글을 봤냐는 질문에 고준은 “저도 정회원이 아니에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이 팬클럽에 가입을 한지 조차 회원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

“아직 정회원이 아니라서 읽을 수 없는 글이 많던데요. 팬클럽이 회사차원이 아니라 순수하게 일반인 분이 시작을 하셔서 얼굴을 아직 몰라요. 최근에 소속사에서 팬미팅 때문에 연락을 해서 이야기 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 회원등록해달라고 말을 했었어야 하는데 거기에 있는 글들을 열람하지 못하고 있어요”

‘열혈사제’ 출연 후 고준은 ‘해피투게더4’, ‘아는형님’ 그리고 ‘미운 우리 새끼’까지. 방송사를 불문하고 예능을 섭렵했다. 흠결없는 드라마 속 캐릭터와 달리 구수하고 털털한 고준의 성격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반면 예능 경험이 거의 전무한 고준은 예능인들을 만나는 게 아직 신세계라고.

“유명한 연예인을 면전에서 보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강호동씨, 양세형씨, 유재석씨, 전현무씨, 조세호씨, 조윤희씨 등 너무 신기한 거예요. 그래서 한참을 쳐다봤어요. 배우들을 만나는 것과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아직은 방송에서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그런 경험치가 없어서, 몇번 하다보면 느끼지 않을까요. MC분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했어요. 모든 예능에서 장기가 있냐고 물으셔서 ‘이거 곧 바닥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미우새’ 스페셜 MC로 나가게 됐어요. 관찰자로 나오시는 분들이 다 톱스타셨잖아요. 당연히 신기한 마음이 들죠”

그리고 이런 연이은 예능 출연이 배우로서의 이미지에 혹시라도 해가 될까 우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동시에 쏟아지는 예능 러브콜이 얼떨떨한 마음도 있었다.

“이미지 소비요? 물론 고민도 되요. 어떤 이미지의 배우가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어떤 스탭을 밟고 가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요즘에는 영화든 드라마든 장르의 경계보다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고준은 ‘열혈사제’ 스페셜 방송에서 ‘인싸춤’이라는 오나나 댄스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남다르게 다부진 몸에서 유연한 댄스가 나오는 것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임하는 그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마냥 무거운 이미지로만 다가오던 고준이 한결 유연하고 재미있는 사람처럼 다가오는 순간이기도 했다.

“춤 끊은 지 20년 정도 됐어요. 옛날에는 굉장히 좋아했죠. 어릴때 수학여행 가서 장기자랑 때도 추고, 대학교 동아리에서도 춤을 췄어요. 예전에는 배우들이 춤, 특히 스트리트 댄스를 하면 좋지 않다는 시선이 있었거든요.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요. ‘배우할 거면 춤이나 노래하지 마라, 연기만 하라’는 말들요. 현장에서 저희들끼리 장난치고 노는 영상에서 그 춤을 추는 걸 보셨나 보더라고요. 그게 오나나 댄스인 것도 몰랐어요. 사실 엄청 옛날 스탭이거든요. 저는 인싸춤이 아니라 옛날 스탭을 밟은 거예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비에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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