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더티섹시, 으른섹시미 등 고준의 이국적인 미모는 지금껏 보기 드물었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런 뚜렷한 특징때문에 배역이 한정적인 것도 분명 존재했다. 고준 역시 “(따뜻한 역할이) 아직까지는 안 들어오는 거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또 ‘열혈사제’ 마지막에 들어서 입체적인 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던 황철범을 다채롭게 보여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리자면 황철범의 모습을 더 못보여드려서 아쉽죠. 황철범이 초반에 도드라지다가, 중반에 조금 희미해지면서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으니 불안하긴 했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부분의 감각을 작가님이 가지고 계시다고 생각하면서 촬영을 했어요. 감독님도 현장에서 너무 유연하신 분이세요. 이전에 코미디보다 정극을 많이 하셨잖아요. 코미디 감각도 뛰어나신 분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런 스코어가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배우들 힘으로만 이걸 해낸다? 어불성설이죠. 결국은 팀워크인 거 같아요”

또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세 주연배우에게서 남다른 책임감과 현장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엿볼 수 있었다고. 단순히 배울 점이 아닌 인간적인 면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정말 많이 배웠어요. 김남길씨한테는 작품 전체를 운영하는 운영 능력, 이하늬씨한테는 연기를 내려놓고 가지고 노는 능력. 정말 보통이 아니예요. 김성균씨 같은 경우는 대본이랑 연기를 비교해보면 이렇게까지 잘 살려내는 배우가 없을 정도예요. 거의 마에스트로 수준인 거 같아요. 저는 한없이 부족하죠. 갈길이 삼만리 입니다”

‘열혈사제’ 출연진 누구를 만나도 듣게 되는 팀워크에 대한 극찬. 때문에 시청자들도 시즌2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다크히어로를 내세워

“배우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니까 당연히 해야겠죠? 제작진들이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조합이 만나면 당연히 해야하는건 아닌가 싶어요. 시즌2가 진행되면 제 의사를 떠나서 제가 나올까요? 악역이었다가 정의로운 결의 실타래를 보여줬잖아요. 정의로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이런 역할을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응원하는구나 싶어서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일상에서는 이미 이런 응원을 받고 있었다. SNS 팔로워도 4만명을 넘어섰고, 게시물을 올리면 댓글이 몇백개씩 달린다고. 셀카와 거리가 멀다는 고준은 회사, 그리고 팬들의 요구에 조금씩 사진들로 SNS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평상시에 혼자 셀카찍고 이런걸 즐기지 않아서 소스가 없어요. 근황을 알려달라고 하시니까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서 부랴부랴 찍어서 올리기도 하죠. 멋있게 찍으려고 노력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셀고’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서글서글한 인상 때문에 연애도 곧잘할 것 같지만 고준은 “연애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벌써 몇년째 여자친구 없이 솔로로 지내고 있다고.

“예전 여자친구들은 오랜기간 만났어요. 왜 못하고 있을까요? 그 감정이 저한테는 되게 어려운 거 같아요. 조심스럽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나의 행동, 나의 언행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면 절대 안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다들 그렇지 않나요. 심장은 어린데 머리만 성숙해져 있는 거 같아요. 마음은 유리알같은데 머리는 생각이 너무 많은 거죠. 좋은 인연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사진=비에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