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리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올해의 추천작을 공개했다. BIFAN에서 상영하는 49개국 288편(장편 170편, 단편 118편) 중 김영덕, 남종석 프로그래머의 마음을 사로잡은 유럽 및 미주지역 추천작 9편을 소개한다.

# 김영덕 프로그래머 - 사랑의 여러가지 얼굴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월드 판타스틱 부문에 초청된 3편의 영화를 선택했다. 먼저 마틴 룬드 감독의 ‘싸이코비치’는 이상적인 가족과 친구들의 안전한 울타리 속에 있던 마리우스가 프리다와 학교에 갇히고 함께 사고를 친 뒤 프리다를 욕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영화다. 가족, 또래 집단 등 자신이 속한 세계와 조금 다른 소녀 앞에서 흔들리는 소년이 진실과 진심을 대면하는 과정에서 친구를 찾았다고 생각했으나 실망과 배신을 느껴야 했던 소녀의 심리가 마음에 와닿는 노르웨이 성장영화다.

파임 부이얀 감독의 ‘내겐 너무 어려운 연애’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방글라데시 출신 가족들과 함께 로마 이슬람 커뮤니티에서 사는 파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가 콘서트에서 만난 반항적이고 매력적인 아시아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이슬람 율법에서는 절대 혼전 성관계를 허락하지 않아 종교와 열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인기 유튜버로도 활약하고 있는 파임 부이얀 감독의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사랑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아리 로사, 글렌다 니카시오 감독의 ‘내 얘기를 찍어줘’는 유명 영화감독 엔리끄가 한 외딴 섬으로 납치당하고 그를 납치한 에머슨이란 청년이 자기의 이야기를 영화로 찍는 걸 도와주면 풀어주겠다는 엉뚱한 제안을 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납치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의외로 눈부신 햇살과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전개된다. 김 프로그래머는 “무엇보다도 이제껏 영화로 본 것 중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것으로 손꼽힐 만한 정사 신에서 당신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고 극찬했다.

월드 판타스틱 블루 3편과 함께 패밀리 존에 초청된 스티븐 바우터로드 감독의 ‘테스와 보낸 여름’도 추천했다. 가족과 함께 바닷가 휴양지로 떠난 소년 샘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혼자 남게 될 경우를 대비해 ‘외로움 적응훈련’을 하는 도중 휴양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테스라는 소녀를 만나 테스의 엉뚱한 계획에 동참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외롭고 생각 많은 소년이 방학을 지나면서 한 뼘 자라는 청순하고 풋풋한 성장영화로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별전에 초청된 제이미 배빗 감독의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도 있다. 남자친구와의 키스가 왠지 역겹게 느껴지는 메건의 모습을 알아챈 메건의 부모가 그녀를 성 정체성 개조 캠프로 보내버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L워드’ ‘길모어 걸스’ ‘러시안 인형’ 등의 유명 드라마를 연출한 제이미 배빗의 장편 데뷔작이자 도대체 정상적인 사랑이란 게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지를 유쾌 통쾌하게 풍자하는 퀴어 코미디 영화다.

# 남종석 프로그래머 - 흥미진진한 공포영화 선물세트

 

남종석 프로그래머는 월드 판타스틱 레드 부문의 세 작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먼저 ‘나이트메어 시네마’는 다섯 명의 공포영화감독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공포영화 선물세트다. 다섯명의 사람들이 악령에 씐 극장으로 들어가 겪게 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각각 다른 이야기로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공포를 선물한다. 조 단테, 믹 개리스, 데이비드 슬레이드, 기타무라 류헤이, 알레한드로 브루게스 등 5명의 거장 감독들과 미키 루크가 제공하는 옴니버스 호러 롤러코스터로 관객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예정이다.

줄리어스 에이버리 감독의 ‘오버로드’는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중 미국 공수 사단의 프랑스 낙하 작전인 오버로드 작전을 배경으로 대원들이 독일의 라디오 타워를 파괴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메가스타 제작자인 J.J. 에이브럼스가 선보이는 2차 세계대전 배경 공포물이면서 생존경쟁을 위한 특이한 전쟁물로 눈길을 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자 개막작이었던 짐 자무쉬 감독의 ‘데드 돈 다이’도 부천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는 무덤에서 부활한 좀비들이 동네를 장악하면서 3명의 경찰관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짐 자무쉬 감독 전작들에 출연한 배우들의 카메오 연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아담 드라이버,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스티브 부세미, 셀레나 고메즈, 이기 팝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구성돼 필람작으로 꼽히고 있다.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 초청된 라일리 스턴즈 감독의 ‘호신술의 모든 것’도 남 프로그래머가 추천했다. ‘소셜 네트워크’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제시 아이젠버그가 주연으로 출연하며 한 연약한 남성이 겪는 충격적인 사건을 호신술과 괴짜 사범을 통해 해소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어두운 이미지를 파악하게 되는 독성 남성성에 대한 사회 풍자극으로써 영화는 관객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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