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520만 시대, 나 홀로 먹고 사는 이들의 실태와 이면은 어떤 모습일까. 1인가구가 새로운 삶의 형태이자 소비의 '대세'로 떠올랐지만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만만치 않다. 3일 통계청 발표 데이터는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 ‘가난한’ 1인가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빈곤율(전체 인구에서 소득이 중위소득 50% 미만에 해당하는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50.5%를 기록했다.

1인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원천 평균소득 1825만원에서 비소비지출 283만원을 뺀 1542만원이다.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이 처분가능소득 기준 중위소득 50% 미만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는 2인가구 빈곤율 32.6%보다 17.9%나 높은 비율이며 4인가구 기준(8.3%)으로는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1인가구의 빈곤율이 높은 것은 맞벌이나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원수가 많은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혼자서 버는 1인가구의 소득이 턱없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인가구의 평균 연소득은 1825만원으로 4인가구 소득 6783만원의 27%에 불과했다.

또 다른 가구에 비해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점도 높은 빈곤율의 이유 중 하나다. 전체 1인가구 중 44.1%는 1000만원 미만 소득자였으며 1000만~3000만원 미만 소득은 35.9%로 집계됐다. 이는 1인가구 대부분이 저소득층 노인이거나 사회초년생이 많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전체 520만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고령 1인가구는 122만가구로 23.5%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 1인가구는 각각 95만가구였으며 40대 1인가구는 85만가구로 집계됐다.

 

■ 포미족 성향 뚜렷...외식 비중 높아

취업난과 전셋값 상승 속에서 미래를 위해 저축할 돈을 자신을 위해 과감히 소비하는 포미(For Me)족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5~39세 1인 청년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은 2015년 기준 평균 64.5%였다. 월 지출액으로 보면 1인 여성 청년가구의 소비지출은 약 125만원, 남성은 약 11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점은 남녀 모두 식료품보다 외식 관련 지출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이다. 2006~2015년 남성은 식사 비용을 식료품 비용의 평균 약 3배, 여성은 1.5배 더 많이 지출했다. 사회활동을 하는 1인가구는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보다는 외식을 하는 편이 돈이 덜 들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 주거공간 투자 확대

최근 1인가구는 주거공간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1인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70㎡로 2인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 40㎡보다 75% 넓다. 1인가구는 화장실이나 부엌 등 가구 구성원의 공동 시설을 혼자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넓은 면적을 사용하는 것이다.

1인가구 주요 소비지출 중 주거비가 가장 큰 30%를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으로 의류·이미용서비스 23%, 외식·숙박 20%, 식료품 14%, 교통비 13% 등 순이다. 기본생활에 이처럼 대부분을 소비하면서도 1인가구는 지출 늘리고자 하는 항목으로 여행, 자기개발, 레저, 건강, 취미 등을 꼽았다.

 

■ 청년 자영업자 비중 증가

청년 1인가구 중 고소득층 비중은 27.2%, 중소득층은 55.6%, 저소득층은 17.2%로 각각 나타났다. 이들의 소득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고 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남성의 경우 경상소득 대비 근로소득 비중이 2006년 87.3%에서 2015년 75.0%, 여성의 경우 74.6%에서 71.3%로 낮아졌다. 반대로 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서 18.9%로, 10.5%에서 21.9%로 크게 늘었다.

이는 기업 청년고용이 감소하는 대신 청년 자영업 창업자의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성의 경우 1인 청년가구 중 자영업 종사자의 비율은 2006년 7.4%에서 2015년 12.2%로 크게 뛰었다.

 

■ 1인 여성 청년가구 75.9% 증가

2015년 520만 1인가구 중 261만 가구가 여성 가구다. 특히 25~39세 1인 청년가구는 65만명 수준인데 통계청이 1인가구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6년에 비해 29.8%가 증가했다.

1인 청년 가구의 증가는 여성이 주도했다. 같은 기간 1인 남성 청년 가구는 거의 변동이 없지만 1인 여성 청년 가구는 75.9% 증가했다. 1인 청년 가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37.7%에서 2015년 51.1%로 10년 만에 남성을 앞질렀다. 혼자 사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은 25~39세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중 또한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6년 59.9%에서 2015년 62.9%로 높아졌다.

 

■ 여성 1인가구 지출, 남성 상회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여성 1인가구의 공통된 특징이다. 지난 10년 간 여성 1인가구의 소득 대비 지출은 남성보다 꾸준히 높았다. 여성은 평균 소득 대비 70.8%를 지출하지만 남성은 58.2% 수준이다.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70만8000원을 지출하지만 남성은 58만2000원을 쓴다는 의미다.

 

사진=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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