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보단 다정하고 강남보다는 분위기 있는 한남동에서 나 혼자 논다!

허물고 뚝딱 짓고 시시각각 변해 더 이상 발전할 곳이 있을까 싶은 서울에서, 한남동은 최근 1년간 놀랍게 변화해 왔다. 강남 사모님들의 브런치 카페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디자이너 숍과 술집, 힙한 레스토랑들이 속속들이 생기는 중이다.

시끌벅적한 이태원보다는 차분한, 강남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한남동은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직은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라 더 좋은 한남동. 이곳에서 혼자 놀기 좋은 장소를 추천한다.

 

◆ 삼성미술관 리움-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

혼자 미술관을 찾는 '혼미족'이 늘고 있다. 미술관은 영화관처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개장시간 내에는 언제든 입장할 수 있다. 혼자 가는 미술관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을 보는 시간도, 순서도 내 맘대로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미술관의 작품들은 다양하며 각자 취향이 있는데 동행인과 함께 움직이면서 제대로 감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더 오랫동안 감상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빠르게 지나가고 싶은 경우도 있다. 느긋하게 미술관에서 한남동을 느껴보자.

리움에서 전시 중인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전은 시각미술에 기반을 둔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거듭하며 자연과 철학, 과학, 건축 등으로 관심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그는 주로 움직임이나 빛, 거울을 이용한 착시효과, 기계로 만들어진 유사 자연 현상, 빛과 색채를 이용한 시각 실험을 즐겨 다룬다. 또한 작품이 놓이는 장소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시켜 관람객에게 새로운 인식과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총 22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 매주 월요일, 설 연휴.

 

◆ 혼자 가도 좋아! 따뜻한 분위기의 '97 PAGE'

일러스트레이터, 글 쓰는 작가들이 많이 찾는 카페다. 포토그래퍼, 아트 디렉터, 비주얼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3명이 합심해 매력적인 아지트를 만들었다. 스튜디오이자 카페로 쓰이는 복합공간인 셈이다.

커피가 탄 맛 없이 부드럽고,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가 있다. 또한 오랜 시간 있어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다. 이 카페의 한쪽 벽면에는 아트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이 있다. 우드 디자이너 이진호의 수공예 안경 브랜드 애쉬크로프트, 일러스트레이터 아드리안 등 재능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소품을 감상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원데이 클래스, 프라이빗 모임, 팝업 스토어와 같은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42가길 16, 1층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 월요일 휴무

 

◆ 국물 면발이 끝내줘요~ '라멘 81번옥'

‘라멘 81번옥’은 일본인 사장님이 면발부터 육수, 고명 등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드는데 일본 라멘 마니아들에게는 맛있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돌아다니다 차가워진 손발을 따끈한 라멘으로 녹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지하철 승차권을 구매할 때처럼 자판기에 돈을 넣고 메뉴를 고르는 것도 신기하고, 혼자 앉아 맥주 한잔을 마시며 주문한 라멘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혼밥이 어색하고 외로운 것이 아님을 오히려 행복한 일상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게다가 이곳은 기름에 튀긴 면을 삶는 게 아니라 생면을 뽑아 쓴다. 라멘 종류는 크게 간장 맛, 된장 맛, 소금버터 맛, 3가지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라 어느 것을 선택해도 실패할 확률이 제로다.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633-137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자정까지

 

◆ 구매 욕구 폭발하는 '비이커 스토어'

멀티숍 '비이커 스토어'에 들어설 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갖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신고 싶은 신발이 많아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니까. 버려진 가구들과 철거된 건물의 부자재 등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 가득하다. 전체적으로 빈티지한 분위기가 매력적이기도 하다.

제임스 펄스 등의 기본 티셔츠와 오프닝 세러머니의 사랑스런 원피스 등 스타일링에 필요한 핵심 아이템들로 가득하며 리빙 제품은 물론, 음반까지 만날 수 있다. 패션 편집숍과 라이프스타일숍을 겸하고 있는 이곳은 디자이너의 신상 의류를 비롯해 북유럽의 헤어 전문 브랜드 사샤후안(Sachajuan) 같은 뷰티 제품, 해외 디자인 잡지에 이르기까지 편집숍만의 매력이 충만하다. 또한 안쪽에 숨어 있는 카페의 빈티지 의자에 앉아서 디자인 서적과 해외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738-36

문의: 070)4118-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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