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의 신상에 이어 얼굴까지 공개됐지만 여전히 범행수법과 동기와 관련해선 의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사진=KBS뉴스 영상캡처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한 무인펜션에서 2년 전 협의이혼한 남편을 살해하고 바다 등 최소 3곳에 시신을 유기했다. 해경은 지난달 28일 오후 9시30분쯤 제주에서 완도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바다에 시신을 버렸다는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제주와 완도 일대 해상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160cm 50kg의 보통 체구 여자가 180cm 80kg의 건장한 남성을 어떻게, 또 왜 그렇게 살해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지만 고씨는 이와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애초 경찰은 고씨가 약물을 사용해 전남편을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고씨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니코틴 치사량' 등을 다수 검색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렸었다.

하지만 경찰이 고씨의 압수품에서 발견된 피해자 혈흔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독물 검사를 의뢰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 물리력을 통해 고씨가 A씨를 제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범행수법이 뭔지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상에 유기된 시신은 부패하면서 떠오르기 마련인데 수일이 지나도 뜨지 않은 상황을 두고 시신 훼손 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이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유정이 범행 이전 니코틴 치사량, 살인도구 등을 검색한 것으로 미뤄볼 때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남편이 사망한 후 고유정은 그의 휴대폰으로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5일 JTBC에 출연해 고유정이 사전에 아주 치밀하게 계획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차량을 이용, 사체를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도 분명해 보인다고 분적했다. 이어 성격장애 때문에 전남편에게 심각한 앙심을 품고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 일어난 의붓자식의 죽음이 전남편 살해를 촉발한 요인이 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고유정에게 사고장애가 있다면 의붓자식의 사망이 전남편과 관련 있다는 망상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잔인한 범죄자의 얼굴이 드러나자 그를 향한 대중의 비난과 분노는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고유정의 고교 졸업사진과 제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사진까지 나도는 등 신상털기가 한창이다. 유족들은 제주지방법원에서 심문을 마치고 나오는 고씨를 향해 “어떻게 사람을 이토록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느냐”고 소리치며 자리에 주저앉아 울분을 터뜨렸다.

이후 유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잠적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살해한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조작하며 누명까지 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 씨는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나눠 버렸다"며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망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진술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유족들은 법원을 향해 고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동생이라 밝힌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특히 한 생명을 처참하게 살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벌을 내리지 않는 것은 인명 경시라며 고유정에게 사형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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