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의 ‘지하철 1호선’이 베를린으로 떠난다.

학전은 오늘(10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지하철 1호선’ 해외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어 공연은 ‘지하철 1호선’의 원작 ‘Linie 1’을 만든 독일 베를린 GRIPS 극단의 창립 50주년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이다. GRIPS 극단은 1968년 유럽을 휩쓴 학생 운동 이후, 독일에서 탄생한 사회민주당(빌리 브란트 총리 정권) 출범시기에 폴커 루드비히가 만든 정통성 있는 극단이다. 창립 이후 5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작품과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GRIPS의 창립자인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의 작품은 47개국에서 39개 언어로 650회 가량 번역됐다.

학전 김민기 대표가 번안한 ‘지하철 1호선’은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내며 20세기 말, IMF 시절 한국사회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 2018년, 10년 만에 다시 공연돼 4112회 공연, 만 오천 명이 넘는 관객,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학전은 GRIPS와 ‘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우리는 친구다’ ‘무적의 삼총사’ ‘슈퍼맨처럼-!’ 등 GRIPS 극단의 어린이극까지 공연하며 형제 극단으로서의 우애를 돈독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GRIPS 개관 5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는 한국 외에도 그리스, 이집트, 인도 등 다양한 나라가 초청받아 공연을 진행한다.

그중에서도 학전은 외국 공연팀의 폐막작으로 선정돼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GRIPS 극장에서 ‘지하철 1호선’ 2회 공연한다. 또한 페스티벌 기간 ‘지하철 1호선’ 공연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에 참여한다. 이번 투어는 지난 2001년 ‘Linie 1’ 1000회 기념 ‘지하철 1호선’ 초청 공연, 2005년 초청 공연 (프랑크프루트 도서전 주빈국가 자격 축하공연)에 이어 GRIPS에서 진행되는 세 번째 공연이다.

학전 김민기 대표와 주한독일문화원 맹완호 문화 협력관은 10일 선발대로 사전 출발하여 11일에 열리는 GRIPS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아동 권리의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심포지엄 이후에는 독일의 유명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그립스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갈라 행사가 진행된다. 김민기 대표와 맹완호 문화 협력관 역시 이 행사에 참여하여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한-독 문화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배우, 연주자들로 구성된 본대는 14일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한다. 본대는 도착 다음날인 15일 GRIPS 극장 앞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GRIPS Music festival에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 배우들은 ‘지하철 1호선’ 공연 넘버 중 기다림, 코랄 두 곡을 단체로, 주인공 ‘선녀’의 메인 테마인 6시 9분을 솔로로, GRIPS의 라이브 밴드 팀과 함께 부른다.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Music festival은 다양한 공연 팀이 매 시간 노래를 부르는 오픈 스테이지 공연으로, 이날 하루만 5000여명이 넘는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1호선’ 공연 첫날인 18일에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중에 있다. 학전은 지난 2018년 ‘ 하철 1호선’의 재공연을 기념하며 원작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학전 소극장 앞마당에 ‘Linie 1’의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브론즈 흉상 부조를 세운 바 있다. 공연 후 이어지는 커튼콜 때 흉상 부조를 3D 프린팅으로 축소한 미니어처를 폴커 루드비히에게 선물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작고한 비르거 하이만에 대한 추모곡으로 김민기 대표가 1972년 작사, 작곡해 발표한 ‘백구’ 노래를 ‘지하철 1호선’의 배우가 불러주는 추모 행사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투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학전은 국가 지원사업에 선정된 한국 대표로서 이번 투어를 통해 한국 공연의 뛰어난 창작성과 작품성을 해외에 알리는 동시에, 한-독 문화 교류의 활성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하철 1호선’ 공연 팀은 19일 2회 공연을 끝낸 뒤, 10여 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20일 귀국한다. 이번 공연 팀은 이후 울산, 안성, 군포, 부산 등의 지방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서 오는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는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새로운 팀이 다시 한번 ‘지하철 1호선’을 공연한다. 학전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배우를 찾기 위해 대규모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미 서류 접수는 진행 중에 있다. 서류 접수 마감일은 24일이며, 1차, 2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학전의 미래를 함께 만들 배우를 선발할 예정이다.

사진=학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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