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 ‘웃는남자’ ‘영웅’ ‘맨오브라만차’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팬텀’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작품 뒤에는 바로 김문정이 있었다. 한국 뮤지컬 계의 거장 김문정 감독이 그의 음악인생 20여 년만에 첫 번째 단독콘서트를 개최했다.

김문정은 라이선스 뮤지컬은 물론이고 창작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들의 음악을 지휘하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왔다. 대중들에게는 JTBC ‘팬텀싱어’의 프로듀서로도 친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는 20년간 함께해준 오케스트라 식구들에게는 친숙한 감독이자, 배우들에게는 언제나 등을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지원자로서의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콘서트 소식에 뮤지컬 계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사들이 한달음에 달려와 함께 자리를 빛내줬다. 또한 오랜세월 동고동락해온 45인조 THE M.C 오케스트라도 당연히 이 자리에 함께했다. 1997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세션으로 시작됐다던 그의 다사다난한 음악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2시간 동안 아름다운 선율로 느낄 수 있었다.

7일부터 8일 양일간 LG아트센터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의 단독콘서트 'ONLY'가 펼쳐졌다.

지난 8일 오후 3시에 펼쳐진 2번째 공연의 시작인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김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배우 정선아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곡 중간에 ‘김문정 감독’을 향한 찬사로 가사를 바꾸는 등 재치를 발휘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어 영화 ‘위대한 쇼맨’의 ‘I’ll Only Love More’로 압도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정선아에 이어 빅스의 멤버 정택운도 등장했다. 뮤지컬 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중 하나인 정택운은 레오라는 예명을 잠시 내려놓고 뮤지컬 배우 정택운으로서 기량을 명백히 보여줬다. 특히 그는 김문정 감독에 대해 “엄마라고 부른다”라고 할 정도로 살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감독은 “딸과 함께 택운 씨를 봤는데 언제 자기한테 이런 오빠가 있었냐고 하더라”라고 말하는 등 돈독한 사이임을 드러내줬다.

이어진 무대는 김 감독의 개인적인 인연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뮤지컬 배우 구민진을 소개하며 감독은 “무용학도였던 영리하고 이쁜 배우”라며 “앙상블에서 미스사이공 조연까지 성장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동안 만날 수 없다가 우연히 다시 만난 이 여배우는 엄마라는 가장 고귀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며 “언젠가는 다시 무대 위에서 만날 날을 기대한다”고 구민진 배우의 앞날을 응원했다. 지나갈 수 있었던 인연과 다시 무대 위에서 앞날을 약속하던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곡은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엘리자벳이 자유를 열망하던 곡 ‘나는 나만의 것’으로, 한편의 드라마가 무대 위에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무대 또한 감독의 지난 20년의 세월이 묻어나오는 곡이었다. 감독이 대학을 졸업하고 건반 세션으로 들어갔던 가수 최백호의 무대였다. 그의 연륜이 묻어나는 무대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실제로 최백호의 담담하면서 울림이 깊은 무대에 객석 여기저기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최백호는 ‘낭만에 대하여’ ‘부산에 가면’ 뿐만 아니라 이 무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뮤지컬 ‘캣츠’의 대표넘버 ‘Memory’를 불렀다. 그는 “영어는 잘 못한다”며 연신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관객들은 그에게 열렬한 박수로 응원을 전했고 그만의 감성으로 꾸며진 무대를 완성했다.

배우 황정민도 이 자리를 빛냈다. ‘오케피’로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던 황정민은 평소에 보지 못했던 클라리넷 연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중간에 실수가 있었지만 꾸밈없이 담백한 무대로 관객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감독은 연주가 끝난 후 “오만배는 더 잘하시는데 긴장하셔서 그렇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황정민은 “들은 분들은 불편하셨겠지만 저는 괜찮다”고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을 열창, 스크린에서나 무대에서나 빛나는 명품 배우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어 조정은 배우의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무대, 무용수 김주원과 윤전일 그리고 배우 전미도의 나레이션이 함께한 아름다운 무용공연까지 다채로운 무대들이 이어졌다. 전미도는 함께 뮤지컬 ‘원스’에 출연한 이창희와 ‘Falling Slowly’ 등을 열창하기도 했다.

뮤지컬 계의 스타들도 무대를 함께했다. 임태경은 ‘미스 사이공’의 ‘Why God Why’로 여심을 흔들었고 배해선은 ‘맘마미아’의 ‘I Have A Dream’으로 관객석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어 김준수도 김문정 감독과 빛나는 우정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김준수에 대해 “뮤지컬 ‘엑스칼리버’도 곧 있으면 개막인데 어렵게 이 자리에 함께 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준수는 감독과 함께한 ‘도리안 그레이’의 넘버부터 ‘모차르트’의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부터 마지막으로 김문정 감독과 함께 ‘A Lover’s Concerto’를 핸드벨로 직접 연주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마지막은 뮤지컬 ‘라이온킹’의 넘버들을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완성했다. 합창단이 등장해 ‘Circle of Life’로 무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앙코르로 돌아온 김문정 감독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뮤지컬 ‘맘마미아’의 ‘땡큐 포 더 뮤직’을 부르며 감동을 더했다. 그의 첫 파트를 시작으로 지난 세월을 동거동락한 THE M.C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한 명 씩 일어나 노래를 이어나가며 마무리했다. 

사진=THE P.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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