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가 별세했다.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가 영면에 들었다.

이희호 여사는 1922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한의사 집안의 딸로 태어난 이희호 여사는 오빠 두 명과 남동생 네 명, 여동생 한 명이 있는 다복한 가정환경에 자랐다. 이후 이화고등여학교,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48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에 입학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해에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피난살이를 했으나 이희호 여사는 이 가운데도 1세대 여성운동가들과 함께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1951년 부산 피난 시절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4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희호 여사는 램버스 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스카릿 대학교 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8년 귀국한 뒤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 강사로 강단에 서며 여성문제연구원 간사, YWCA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62년에는 당시 정치 낭인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해 이듬해 큰 아들을 출산했다.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을 때 주고받은 편지는 이후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1997년부터 청와대 생활을 시작한 이희호 여사는 여성부 설치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2002년에는 대한민국 대표로 UN 총회에 참석,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의장의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작고한 뒤에도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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