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바둑 강자가 온라인에 홀연히 나타나 한국·중국·일본의 바둑 고수들을 연파해 주목을 받았다.

누리꾼은 지난해 이세돌을 꺾으며 바둑과 인공지능 신드롬을 일으킨 ‘알파고(AlphaGo)’가 돌아왔다고 술렁였다.

‘Master(마스터)’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 복면기사는 자신을 처음으로 이기는 바둑기사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주겠다는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커제 9단, 스웨 9단, 구리 9단, 퉈자시 9단 등 중국 상위랭커들과 일본 최고수 이야마 유타 9단,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 등이 잇따라 마스터에게 도전했지만 참패했다. 마스터 9단은 이들을 상대로 20전 전승을 거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모습.

◆ 바둑고수 잇따라 꺽은 ‘마스터’는 알파고

예상대로 마스터는 알파고였다. 오늘(5일) 알파고를 만든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알파고의 새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시험하고자 최근 며칠 사이에 ‘마스터’라는 ID로 온라인 바둑 경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마스터와 비공식 대국을 했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며 “바둑 단체와 협의해 올해 내 (알파고와 인간 기사 사이의) 공식 대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제작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삼아 어떤 지적 작업이든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해내는 범용 AI를 개발하고 있다.

 

◆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간 일자리 고갈 우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속에, 현재 우리는 IoT(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를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해 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조만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산림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소나무 재선충 발병 현황을 조사하려면 많은 사람이 하루종일 산을 헤메고 다녀야 했지만, 지금은 몇 사람이 단 10분이면 조사가 끝난다. QR코드와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소나무의 이동 이력을 분석하고, 드론을 동원하면 가능한 일이다. 1000명이 해도 하루 종일 걸리던 일을 10명이서 해도 충분하다.

최근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의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진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은 47%의 미국인 일자리가 20년 내 없어진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 역시 10년 내 1800만여명이 고용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등장했다.

 

◆ 산업구조 재편될뿐 업 총량불변 주장도

반면 획기적인 생산성 증대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고, IT관련 업종의 증가로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산업구조가 IT쪽으로 바뀌면서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소멸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IT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IT구조로 재편성되는 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역시 “1, 2, 3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직업 형태는 바뀌었지만 전체 일자리는 줄지 않았다”며 “직(職)은 사라질지언정 업(業)은 총량 불변”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미래의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과학기술, 인문학, 경제사회의 초융합이라는 4차 산업에 걸맞는 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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