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서막을 올리고 2002년 '맨 인 블랙 2', 2012년 '맨 인 블랙3'으로 전세계 SF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맨 인 블랙' 시리즈가 리부트에 성공했다. 속편 이후 7년만에 돌아온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하 '맨인블랙')'은 마치 만담을 보는 듯 주거니 받거니 쉴 새 없이 터지는 유머 코드로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새 명콤비를 탄생시키며 기다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맨인블랙:인터내셔널' 스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알려진 것처럼 리부트된 '맨인블랙'에는 새롭지만 익숙한 얼굴들이 함께한다. 분명 새로운 캐릭터인데 기시감이 드는 것은 자신감이 과하게 넘치는 베테랑 '에이전트 H(크리스 헴스워스)'와 어린시절부터 동경했던 MIB에 입사하는 데 성공한 신참 '에이전트 M(테사 톰슨)'이 전에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맨인블랙'은 지구를 찾아온 외계인들을 관리하는 한편 일반인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은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일급 국가기밀 조직 'MIB(Men In Black)' 요원들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다. 기존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새로운 '맨인블랙'은 위험한 외계인들과 싸웠던 전작들과 달리, 강력한 적을 거쳐 조직 내부의 알 수 없는 적을 마주하는 MIB 차원의 위기 상황을 그려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대표작 ‘토르’ 시리즈의 아스가르드 쾌남 토르와 걸크러시 유발자 발키리가 MIB 런던 지부에서 처음 만날 때, 팬들은 절로 내적 미소를 짓게 된다. 영화는 두 사람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해 위기 상황에서 두 사람이 신뢰를 다지고 동료로 거듭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두 사람의 케미가 빛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맨인블랙'은 오리지널 시리즈 이후 한 차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만큼, 새 캐릭터를 자리 잡게 하는 데 힘쓰는 느낌이다. 에이전트 M을 주역으로 내세워, 수습요원인 M이 전대미문의 사건들을 거쳐 MIB에서 없어서는 안 될 건실한 요원으로 커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이 과정에서 숨은 조력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MIB에 입사하기 위해 뒤를 캐던 M을 채용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대선배로 등장하는 국장 '에이전트 O(엠마 톰슨)'는 두 사람의 투샷이 등장할 때마다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와 재기발랄한 신입의 워맨스 케미를 뽐낸다. 또다른 주역 '하이 T'로 등장하는 리암 니슨 역시 크리스 헴스워스와 아버지&아들 같은 관계를 자랑한다.

쌍둥이 외계인 빌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매번 '맨인블랙'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외계인 캐릭터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악랄한 쌍둥이 외계인 빌런은 생각보다 그리 위협적이지 않아 김이 빠질 수 있지만, 에이전트 H&M과 함께 조직을 구해내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해내는 '우주 최강 귀요미' 포니와 에이전트 M이 MIB를 동경하게 되는 시발점 역할을 하는 루카가 아쉬움을 상쇄한다.

특히 '못생쁨'을 뽐내는 포니가 에이전트 M을 엄호하며 에이전트 H를 향해 독설을 내뱉을 때마다 극장은 탄성과 웃음 바다를 이뤘다. 포니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하다. '맨 인 블랙'은 7년의 시간을 넘어 돌아온 만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리즈의 팬들은 새 캐릭터의 등장이 낯설 수도 있겠지만, 새 시대를 여는 'Men and Women In Black'의 케미, 그리고 곳곳에 포진한 웃음 코드의 향연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러닝타임 1시간 55분, 12세 이상 관람가, 6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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