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요구하는 시대에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브로드웨이, 중국 대륙까지 감동을 전한 창작뮤지컬 ‘영웅’(18일~2월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다시 돌아온다.

개막을 앞두고 '영웅' 쇼케이스가 9일 오후 8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렸다. 안중근 역 안재욱 정성화 이지훈 양준모, 설희 역 리사 박정아 정재은 등 출연진이 선보인 13곡의 비장한 노래 무대와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지며 유쾌한 소통의 장이 만들어졌다.

‘영웅’은 2015년 공연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출연 배우들이 남다른 사명감을 품은 채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이날 현장에서는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쇼케이스에서는 웅장한 무대는 물론, 조국의 해방을 위해 헌신한 독립투사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시종일관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넘버 4곡을 골랐다.

 

#1. 단지동맹 – 이지훈, 단지 11인

쇼케이스의 첫 무대를 맡은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이지훈과 조연, 앙상블은 웅장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총 12명의 독립투사들이 자신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며 결의를 다지고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은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비장한 음악은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결의를 절로 느껴지도록 도왔다.

 

#2.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 정재은

‘더 언더독’ ‘해를 품은 달’ ‘몬테 크리스토’ 등으로 친숙한 정재은은 두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솔로곡은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가 유일했지만 잔상은 그 어떤 배우보다 강렬했다. 잔잔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시작, 슬픔의 감정을 노래에 녹여냈고 하이라이트에서는 완벽한 고음과 풍부한 성량을 과시했다.

 

#4. 영웅 – 안재욱

안중근 역에 새롭게 캐스팅된 안재욱은 가장 기대를 모으는 출연진이다. 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남다른 각오를 다진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안재욱은 감정 몰입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안중근 의사의 모습으로 빙의해 객석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 작품이 슬픈 현실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바라는 리더, 영웅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신 발언을 전해 감동을 투척했다.

 

#9. 누가 죄인인가 – 정성화, 정의욱, 노태빈, 박종찬, 앙상블 21명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가 재판받는 신에 흐르는 ‘누가 죄인인가’는 그동안 관객이 꼽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곤 했다. 이날 '안중근 스페셜리스트' 정성화는 특별한 퍼포먼스와 함께 이 노래를 열창했다. 앙상블과 함께 만들어내는 후렴구는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법정에서 당당히 자신의 소신을 노래로 이어가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뮤지컬 팬들이 정성화의 안중근을 기대하는 이유를 입증한 무대였다.

 

사진출처=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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