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릴러는 보통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비스트’는 일반적인 결과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진행한다. 6월 26일 개봉하는 ‘비스트’는 사건보다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며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 영화다. 두 형사의 물고물리는 심리 대결이 영화 끝까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게 만든다.

이성민과 유재명의 투톱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스트’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이성민은 야망으로 가득찬 한수 캐릭터의 심리를 세심하게 묘사했으며 사건에 따라 달라지는 한수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극한에 달했을 때 이성민은 ‘괴물’, 일명 ‘비스트’ 같은 모습을 보여줘 보는 이들을 소름돋게 만든다.

유재명 또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영화를 보는 묘미 중 하나는 이성민과 유재명의 상반된 캐릭터를 보는 것이다. 유재명이 맡은 민태는 한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지만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다. 유재명은 이성민과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며 투톱으로서의 존재감을 뽐낸다.

여기에 전혜진, 김소정, 안시하, 이상희 등 여배우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전혜진은 문신, 피어싱, 짙은 화장 등 외관부터 강렬한 포스를 뿜어내며 범죄에 연루된 춘배 역을 톡톡히 해낸다. 김소정은 ‘화장’ 등에서 보여줬던 절제된 모습과 다르게 걸크러시를 뿜어내고 뮤지컬계를 접수하고 스크린에 데뷔한 안시하와 독립영화계를 주름잡았던 이상희 역시 수많은 배우 사이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 다만 최다니엘의 활용 방식이 아쉽다. 짧게 등장하는 최다니엘을 보는 이들은 캐릭터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 초중반 여러 사건을 흐트려놓아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보다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보는 맛을 제공한다. 영화 중간중간 액션, 폭력 없이도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으며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 한마디로 숨을 죽이게 하는 신들이 눈에 띄어 범죄 스릴러로서의 제몫을 다한다.

영화는 인간의 욕망은 끝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 성공의 기회가 눈앞에 있지만 여러 사건때문에 실패할 운명에 처한 사람들. 자신이 원하는 걸 잡는다고 해도 행복할 수 있는지 영화는 관객들에게 깊이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러닝타임 2시간 10분, 15세 관람가, 6월 26일 개봉.

사진=‘비스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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