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어느날 갑자기 원진아라는 배우가 불쑥 나타난 것 같지만 긴 무명생활이 있었다.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작정 서울에 상경해 연예계에 뛰어든 것. 드라마 ‘라이프’, 영화 ‘롱 리브 더 킹’을 제외하면 출연작 모두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 된 작품이라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조부모님이 키워주시다 시피 했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한다고 했을 때 미안한 마음에 말리시지 못한 거 같아요. 크게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밀어주겠다고 하셨어요. 부모님이 22살에 만나셔서 23살에 제가 태어났어요. 젊으셔서 저랑 친구처럼 지내요”

하지만 고향인 천안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보니 당장의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다. 맏이라는 책임감에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원진아는 서울에 와서도 당장 연기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24살에 서울에 올라와서 1년간 알바만 하다가 독립영화를 찍게 됐어요. ‘캐치볼’, ‘바이바이’를 찍고 같이 작업했던 분들이 상업영화 오디션을 넣어주시더라고요. 도움을 주셔서 이어가다 보니까 회사를 만나고, 작품도 만났어요. 면사무소에서 행정인턴으로 반년 일을 하고, 보험회사에서 일년정도 사무직을 했어요. 영화관, 카페, 테마파크, 식당 이것저것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백화점에서 골프웨어도 팔았어요. 영업? 저는 나름 잘했던 거 같아요. 칭찬받고 싶고 성과를 만들고 싶어서 매니저님이 일을 보러 가시면 안 계실때 팔아놓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궂은 일을 마다치 않고 성실하게 자기 길을 찾아간 원진아는 때문인지 데뷔 후 말 그대로 꽃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2년 사이 연이어 드라마와 영화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인지도도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원진아에게 애착이 가는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아무래도 첫 작품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거 같아요. 영화는 ‘강철비’, 드라마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배우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기도 해서 마음에 남아요. 은인같은 작품이잖아요. 감독님들이 저를 선택 해주지 않으셨다면 다음이 있었을까 싶어요.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게 배우가 연기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닌거 같은거에요. 의상, 메이크업, 헤어까지 너무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그 분들 손길이 없었으면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보시는 분들에게 그대로 느껴졌을까 싶을 정도에요”

그리고 청불영화 ‘범죄도시’ 흥행으로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던 강윤성 감독으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다. 신인 원진아에게는 오디션 없이 미팅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기회였다.

“주변에서 감독님께 추천을 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 작품을 모두 보신 건 아니고, 서칭을 하신 뒤에 한번 만나보자고 말씀해주셨어요. 몇몇 부분에서 같이 작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신 거 같아요. 그리고 감독님이 (캐릭터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으셨던 거 같아요”

‘롱 리브 더 킹’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김래원에 대해서는 “나이차 많은 큰오빠”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현장에서 세심한 배려를 보여줬기 때문. 촬영 전 대선배와 연기호흡에 대한 기우는 곧 신뢰로 바뀌었다.

“혹시 못따라가면 힘들어하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너 하고 싶은대로 해, 맞출 수 있으면 해줄게’ 하시더라고요. 조언을 하고 싶어도 제가 불편할까봐 말을 아끼시는 편인 거 같았어요. 김래원 선배님이 감독님을 상당히 신뢰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사실 감독님때문에 다른 선배님들과 섞이기 쉬웠던 거 같아요. 김래원 선배님이 생활연기를 하시니까 촬영하면서는 멋있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영화로 보니까 그런 것들이 모이고 쌓여서 멋진 캐릭터가 되는 거 같더라고요. 나이차 많은 큰오빠가 있는 느낌, 어른스러운 느낌이였어요. 낚시 이야기할 때는 아이처럼 신나 하시고”

단아한 외모지만 유쾌한 성격에 조리있는 말주변까지. 앞날이 창창해 보이는 원진아에게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CF 욕심에 대해 물었다. 원진아는 “먹는건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먹는 걸 좋아해요. 폭식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웃음). 운동을 하고 덜 먹어서 유지를 시키는 것 분이에요. 일주일에 다섯번은 운동을 가려고 해요.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관리의 중요성을 잘 몰랐는데, 보여지는 건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스스로 제어할 줄 알아야 그게 하나로 다 뭉쳐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쉴 때도 되도록 유지를 하려고 해요. 그래야 작품을 들어가도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을 거 같아요”

그리고 어제(18일) 지창욱의 제대 후 첫 복귀작인 드라마 ‘날 녹여주오’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다. 차기작을 묻는 말에 “몸쓰는 걸 하고 싶어요. 멋있는 액션 아니라도 추격하고 움직임이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라고 밝혔던 원진아. ‘롱 리브 더 킹’에 이어 ‘날 녹여주오’에서 또 어떤 가능성을 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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