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제로 남은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이 재조명된다.

22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연출 김병길)에는 장기미제로 남아있는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되짚어 본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01년 3월. 충북 영동군의 한 신축 공사장 지하창고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시멘트 포대에 덮인 채 발견된 시신의 신원은 공사장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소윤양(당시 만16세)이었다.

전날 저녁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정양이 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것. 아르바이트 당시 입고 있던 교복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시신의 양손목이 절단된 상태였다.

절단된 양손은 다음날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양손은 손톱이 짧게 깎여있는 상태였다. 손톱 꾸미는 걸 좋아해 늘 손톱을 길게 길렀다는 정양. 범인이 정양의 손목을 절단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경찰은 공사현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57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사건 초기, 최초 시신 발견자인 공사장 작업반장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결국 사건은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장기미제로 남아 있다.

공소시효를 1년여 앞둔 지난 2014년 12월 13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라진 손목, 영동 여고생 살인 미스터리(966회)’를 통해 이 사건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방송을 통해 간절히 제보를 요청했던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사건발생 당일 자신이 정양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한 것 같다는 것. 몇 번의 설득 끝에 만난 제보자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신이 사건 현장 부근에서 마주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가 공사장 옆 가게에서 일하던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가게에서 나온 여성이 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까지 목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건의 범인이 공사현장이 익숙한 인물, 즉 공사장 관계자일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어렵게 입수해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던 중 현장 인부들 가운데 조사도 받지 않고 사라진 인부가 한 명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눈을 다쳐 고향으로 간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는 목수 김씨. 그의 이름 외에는 어떤 정보도 기록되지 않은 텅 빈 수사기록지. 경찰이 사건 당일 저녁 사라진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름과 고향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김 씨를 찾아 나선 제작진. 그리고 끈질긴 추적 끝에 어렵사리 김 씨를 만났다.

이번 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조명하고, 18년 만에 나타난 제보자와 새로운 단서들을 들여다보며 2001년 멈춰버린 범인의 흔적을 다시 추적해본다.

사진=SBS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