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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기생충' 박명훈 "첫 상업영화, 칸영화제서 짜릿함 느꼈어요"

“리스펙트!” 이 한마디로 박명훈은 ‘기생충’을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에서 아무도 모르게 깜짝 등장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바꿔버린 주인공, 봉준호 감독의 선택을 받은 박명훈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연기력으로 ‘기생충’에 힘을 더했다.

+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명훈은 독립영화에서 경력을 쌓은 배우다. ‘재꽃’ ‘스틸 플라워’ ‘산다’ 등에 출연하며 가장 평범한 소시민 캐릭터를 선보였다. 특히 그는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를 주로 펼쳤다. 이런 모습에 봉준호 감독이 박명훈에게 눈독을 들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재꽃’으로부터 시작됐다. 박명훈은 칸영화제에 갔지만 ‘기생충’ 팀과 어울리지 못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명훈은 그런 상황도 행복으로 느꼈다.

“정말 인터뷰하는 이 순간을 기다렸어요. 짜릿하고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죠. 영화를 보시고 오랫동안 연락이 끊기거나 없었던 분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기도 했어요. 가족 빼고 제가 ‘기생충’에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칸영화제에 갔을 때도 ‘기생충’ 팀과 어울리지 못했죠.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될 때 제가 상영관 2층에 있었어요. 해외 관객들의 반응을 몸소 느끼니 짜릿하더라고요. 팀과 같이 있지 못해서 아쉽진 않았어요. 마치 제가 영화 속 근세가 된 것 같았죠.(웃음)”

“봉준호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 박석영 감독님의 ‘재꽃’ GV 모더레이터를 해주셨어요. GV 행사 뒷풀이에서 제 칭찬을 많이 해주셔 몸둘 바를 몰랐죠. 그날로부터 7~8개월 후에 봉준호 감독님이 ‘기생충’ 캐스팅 미팅 제안을 하셨어요. 솔직히 깜짝 놀랐죠. 저한테 왜 연락주셨는지 궁금했고 어떤 내용의 영화인지, 어떤 역할을 맡을 건지 알지 못했으니까요. 제가 한두 장면 정도 나올 줄 알았는데 비중이 좀 있어서 놀라기도 했죠. 아마 감독님이 독립영화에서 제가 주로 맡았던 소시민 역할을 잘 봐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근세 역으로 선택하셨나봐요.”

박명훈에게 ‘기생충’은 단순히 황금종려상 수상작, 박스오피스 흥행작이 아니었다. 가족의 행복을 만든 작품이기도 했고 봉준호 감독의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영화였다. 박명훈은 시나리오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영화 촬영을 끝날 때까지 ‘기생충’에 빠져들었다. 그런 마음이 ‘기생충’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을뿐더러 박명훈이란 배우의 존재를 관객들에게 알린 계기가 됐다.

“봉준호 감독님은 정말 유쾌하신 분이에요. 원래부터 감독님의 연출 능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배려도 깊으신 줄은 몰랐어요. 제가 ‘기생충’ 촬영할 때 아버지께서 폐암 선고를 받으셨어요. 정말 힘든 시기였죠. 아버지는 영화광이시고 봉준호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 팬이셨어요. 청년 시절 영화 쪽 일을 하고 싶으셨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죠. 봉준호 감독님이 이를 아시고 3월 초에 저와 아버지에게 ‘기생충’을 보여주셨어요. 아버지가 ‘기생충’을 본 첫 일반인이었죠. 감독님의 배려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시나리오를 보면 배우가 습관적으로 자신의 캐릭터가 언제 나올지 궁금해 하잖아요. 하지만 ‘기생충’ 시나리오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몰입도가 높았어요. 글에 심취해 계속 읽다보니 어느새 근세가 나오더라고요. 끝까지 읽어보고 ‘이런 반전이 있나’ 충격받았어요.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될지 궁금하기도 했죠. 이런 영화에 제가 참여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컸어요.”

박명훈이 맡은 근세는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자세히 보면 평범하지 않다. 박사장(이선균)네 지하 벙커에 혼자 살아가는 남자. 대면한 적도 없는 박사장을 존경하는 인물이면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박명훈은 복잡한 감정을 가진 근세 그 자체가 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촬영 시작 한달 전에 촬영장에 갔어요. 독립영화를 10편 정도 했는데 상업영화는 ‘기생충’이 처음이었거든요. 더군다나 첫 상업영화를 봉준호 감독님과 하게 됐으니 부담이 컸죠. 그런데 제가 잃을 게 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주 세트장에 가 직접 자보기도 하고 세트의 분위기를 몸소 느껴봤죠.”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근세는 평범한 소시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근세는 아내 문광(이정은)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꿈을 꾸잖아요. 문광을 위협하는 존재들이 찾아온 순간 근세는 이전과 다른 사람이 돼버리죠. 솔직히 우리가 영화 속 근세가 겪는 일을 쉽게 접할 순 없지만 근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더라고요. 그 마음대로 연기하니 근세가 저절로 표현된 것 같아요. 연기할 때 마음은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했죠.”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에디터 박경희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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