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극장가에 따스함을 간직한 ‘동심’ 영화가 재개봉 소식을 전했다. ‘천국의 아이들’ ‘빌리 엘리어트’ ‘아무도 모른다’까지 어린이의 순수한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를 섬세히 묘사한 이 작품들은 관객들의 가슴에 포근함을 한 방울 톡 떨어뜨릴 예정이다. 올 겨울, 쓸쓸하고 공허한 마음을 ‘동심’으로 치유해보는 건 어떨까.

 

빌리 엘리어트 - 글러브 대신 토슈즈를 선택한 소년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제이미 벨).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보게 된 그는 남몰래 우아한 몸동작을 따라한다. 그에게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줄리 월터스)은 로얄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지만, 아버지(게리 루이스)의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야”라는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마는데...

‘빌리 엘리어트’는 권투 글러브 대신 토슈즈를 선택한 소년 빌리의 사연을 조명, 꿈에 대한 메시지를 강하게 남긴다. 런던 로열 코트 극장 예술감독 출신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100편 이상의 무대 경험을 살려 영화 속 발레 신을 섬세하게 옮겼다. 어린 시절 춤을 배우면서 왕따를 당했던 주연 배우 제이미 벨의 개인적 경험도 연기에 녹아 감상을 배가한다. 덕분에 그는 ‘캐스트 어웨이’ 톰 행크스를 제치고 2000년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러닝타임 1시간50분. 12세 관람가. 18일 재개봉.

 

아무도 모른다 - 엄마를 기다리는 네 남매의 감성드라마

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오겠다는 메모와 약간의 돈을 남긴 채 어디론가 떠나버린 엄마. 열두 살의 장남 아키라(야기라 유야), 둘째 교코(키타우라 아유), 셋째 시게루(키무라 히에이), 막내 유키(시미즈 모모코)는 엄마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돼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고, 네 아이들은 벅찬 시간을 함께 의지하며 보내기 시작하는데...

1988년 도쿄에서 일어났던 ‘스가모 어린이 방치 사건’을 영화화한 ‘아무도 모른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참혹한 스토리를 관찰하는 듯한 영화문법으로 조명한다. 공원에서 씻고 빨래를 하며 자신들 나름 살아남으려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은 실화의 비극이 아닌,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이어지는 삶과 희망을 노래한다. 천진한 아이들의 미소는 아린 심경과 기특한 마음이 엮여 형언할 수 없는 감상을 남긴다. 러닝타임 2시간20분. 전체 관람가. 2월9일 재개봉.

 

천국의 아이들 -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이어달리기

엄마의 심부름을 갔던 초등학생 알리(아미르 파로크 하스미얀)는 금방 수선한 동생 자라(바하레 세디키)의 하나뿐인 구두를 잃어버린다. 동생은 오전 반, 오빠는 오후 반. 운동화 한 켤레를 번갈아 신게 된 남매는 부모님께 들키기 않고, 학교에도 지각하지 않으려 하루에도 몇 번씩 아슬한 달리기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이 마라톤 대회 3등 상품이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알리는 3등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한다.

풋풋한 남매의 특별한 이어달리기를 그린 ‘천국의 아이들’(감독 마지드 마지디)는 차디찬 겨울바람을 훈훈하게 탈바꿈시킬 무공해 청정 무비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고민을 이고진 남매의 표정과 사랑스러운 티격태격 케미는 관객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일으키며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들의 열심은 현실 가운데 우리에게도 힐링과 감동을 전한다. 러닝타임 1시간27분. 2월9일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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