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비슷비슷한 비주얼, 지루한 스토리, 따분한 캐릭터 등등 한동안 극장가에는 과거 흥행 코드를 답습한 영화들이 난무했다. 그만큼 흥미는 떨어졌고, 영화팬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최근 개봉을 예고한 작품들은 유다른 독창성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동서양의 비주얼과 캐릭터를 뒤섞어 시선을 강탈한다.

 

◆ 라이언

기차에서 깜빡 잠이 든 다섯 살 소년 사루는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눈을 뜬다. 집을 찾지 못해 수개월을 떠돌던 그는 결국 인도를 떠나 호주에 살고 있는 새로운 가족 곁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25년 후, 서른 살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우연히 인도 친구를 만나고, ‘구글어스’로 전 세계 어디든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라이언’(감독 가스 데이비스)은 세계지도를 스마트폰 속으로 옮겨낸 구글어스를 이용, 25년 만에 집을 찾아 온 남자 사루 브리얼리의 기적 같은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호주와 인도의 대비되는 비주얼을 활용, 쉽게 옛 일을 잊고 사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심는다. 세련된 호주와 남루한 인도의 배경이 왠지 모를 묘한 감상을 남긴다. 러닝타임 2시간. 12세 관람가. 2월1일 개봉.

 

◆ 그레이트 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 60년마다 존재를 드러내는 적에게 공격을 당해 동료를 잃고, 세상을 지키는 유일한 장벽 ‘그레이트 월’까지 공격을 입게 된다. 윌리엄과 페로는 미지의 적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최정예 부대 ‘네임리스 오더’에 합류하고,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전쟁에 휘말리고 마는데...

‘그레이트 월’은 ‘영웅: 천하의 시작’ ‘황후화(花)’ 등 세련된 전쟁 비주얼을 선보였던 중국 대표 감독 장이머우의 신작이다. 중화권과 할리우드를 선도하는 배우 유덕화와 맷 데이먼의 조우만으로도 기대감을 환기한다. 더구나 최근 공개된 스틸컷에서 중국 갑옷을 입은 맷데이먼의 비주얼이 신선함을 자극한다. 러닝타임 1시간43분. 12세 관람가. 2월16일 개봉.

 

◆ 사일런스

1966년 엔도 슈사쿠가 쓴 소설 ‘침묵’을 영화화한 ‘사일런스’는 사라진 스승(리암 니슨)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루프(애덤 드라이버) 신부의 여정을 그린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 앤드류 가필드의 공연이 이목을 붙잡을뿐더러, 17세기 일본의 해안가 마을을 부유하는 할리우드 스타의 이질적 비주얼이 묘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이후 약 4년 만에 극장가로 컴백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1997년 ‘쿤둔’ 이후 오랜만에 동양 배경의 영화를 선보인다. 언제나 신선한 비주얼로 시네필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그의 신작이기에 몽환적이고 스산한 연출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닝타임 2시간39분. 2월22일 개봉.

 

◆ 싱글라이더

증권회사 지점장 강재훈(이병헌),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했던 그는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서 다른 삶을 준비하는 아내 수진(공효진)의 모습을 보고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돌연 자취를 감추는데... 완벽한 가정, 사라진 남편, 아무도 몰랐던 그의 충격적 진실이 밝혀진다.

‘마스터’ 이병헌이 감성 드라마 ‘싱글라이더’로 이른 컴백을 알렸다. ‘밀정’에 이은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두 번째 한국영화로 여성 감독의 계보를 이을 이주영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병헌 공효진 등 명품배우의 호연과 호주의 이국적인 자연 풍광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올 겨울을 반짝반짝 빛낼 극장가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러닝타임 1시간37분. 15세 관람가. 2월 개봉.

 

◆ 트리플 엑스 리턴즈

오랫동안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전설의 스파이’ 새더 케이지(빈 디젤), 악당 시앙(견자단)에게서 판도라의 상자라고 불리는 강력한 무기를 되찾아오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유별난 개성의 최정예 요원을 소집, ‘트리플엑스’ 프로젝트를 다시 한 번 결성한다. 그러나 시앙을 추적하는 트리플엑스 앞에 각국 정부들의 얽히고설킨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데...

2002년 전 세계를 짜릿한 액션 속으로 몰아넣었던 ‘트리플엑스’가 15년 만에 원년 멤버 빈 디젤과 함께 돌아온다. 화끈하고 강렬한 액션과 폭발적 체이싱까지 상남자의 거친 매력을 전달하는 작품엔 액션 톱스타 빈 디젤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액션배우 견자단과 토니 자까지 출연을 알리며 동서양 액션 맞대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러닝타임 1시간47분.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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