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잇따른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신천지 논란, 23만 달러 수주 의혹 논란에 이어 지난 12일 입국 후부터 거의 매일 하나 이상의 구설을 만들어 냈다.

귀국 첫날 인천공항철도 승차권을 발권하면서 자동발매기에 현금 지폐를 겹쳐 넣어 ‘서민 코스프레’라는 구설에 올랐고, 13일 현충원 방문 당시에는 방명록에 미리 작성해 온 쪽지 내용을 베껴쓰는 장면이 포착돼 “방명록 컨닝은 처음 본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퇴주잔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이 일으킨 논란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YTN 캡처

◆ 선친 묘소 퇴주잔 논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반기문 퇴주잔 논란’이라는 영상이 화제다. 반 전 총장은 14일 부인 유순택 여사와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의 선친 묘소를 찾았다.

통상적으로 묘소를 방문하면 술을 따라 올린 뒤 술을 묘소 인근에 뿌려 퇴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묘소에 뿌려야 할 퇴주잔을 본인이 마셔버리는 돌발 상황을 일으켰다.

‘반기문 퇴주잔’은 언론의 카메라에 담겼고 일부 네티즌들은 “퇴주잔이면 묘소에 뿌리고 술을 채워주면 향 뒤에 두 번 돌려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오랜 외국 생활로 한국 문화에 대한 감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했다.

“충청권 제사 예절의 전통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충청권에 퇴주잔을 마시는 풍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

◆ 꽃동네 턱받이 논란

15일에는 충북 음성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방문해 보여주기식 행보 논란을 낳았다. 특히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죽을 떠먹이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문제가 됐다.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환자가 누워 음식을 넘길 경우 기도가 막힐 수 있어 응급상황이 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노인들은 연하작용이 떨어져 잘 삼키지 못해 곧잘 응급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턱받이를 죽을 드시는 할머니가 아니라 반 전 총장 본인이 착용해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반 전 총장 측은 “꽃동네의 안내에 따라 어르신의 식사를 돕게 됐다”며 “담당 수녀님에 따르면 그 어르신이 미음을 그렇게 드시는 것은 문제가 없으며 복장도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복장”이라고 해명헀다.

 

IWPG 캡처

◆ 신천지 관련 의혹설

여성단체 IWPG(세계여성평화그룹)의 김남희 대표와 찍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IWPG가 만든 6분여 길이의 홍보 동영상으로, 2015년 3월 8일 뉴욕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담은 것이다. 영상 속에는 행사에 참석한 반 총장과 김 대표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한 컷이 담겨 있다. 또 김 대표가 반 총장의 부인 유순택 여사와 악수하는 장면도 들어 있다.

영상이 공개되자 각종 포털에는 IWPG가 사이비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연관돼 있고, 반 총장도 이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그 여성이 누구인지, 어디 소속인지 알지 못한 채 사진을 찍었다”며 “당시 반 총장은 셀카를 위한 포즈나 사진을 함께 찍자는 요청을 거의 대부분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트위터

◆ 박연차에 23만 달러 수주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도 일었다.

시사저널은 반 전 총장이 외교부장관이던 2005년 5월 방한 중이던 응우옌 지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을 환영하기 위해 주최했던 한남동 공관 만찬 자리에서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만찬에 참석했던 박 전 회장이 20만 달러를 반 총장에 줬고, 2007년초 반 총장 취임 후 뉴욕에서 ‘사무총장 취임 축하 선물’로 3만달러가 건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공직자 재임 중 어떤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박 전 회장은 당시 만찬에 늦게 도착했고, 만찬이 끝난 뒤 일행 20여명과 함께 돌아갔다. 반 총장은 행사 중 박 전 회장과 따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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