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기대작 '재키'(25일 개봉)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나탈리 포트만 인생 최고의 연기라는 평이 자자한 '재키'에 영화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중. 영화 '레옹'으로 데뷔한 이후 차근차근 필모를 쌓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나탈리가 선사한 영화 속 명장면들이 궁금하다. 

 

레옹(1994) - 사랑해요, 레옹

개봉한지 20년이 넘어가지만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영화 '레옹'의 명장면! 똑단발의 귀여운 꼬마 마틸다는 자신을 살려주었던 킬러 레옹과 거래를 사이에 둔 동거를 하게 되고, 어느날 갑자기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레옹에게 아슬아슬한 권총 내기를 제안한 마틸다. 총구를 자신의 관자놀이에 갖다 대고 "사랑해요 레옹"이라고 말하는 마틸다의 촉촉한 눈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

 

콜드 마운틴(2003) - 전쟁 미망인

남북전쟁으로 인해 헤어져야 했던 연인의 가슴 아픈 로맨스를 다룬 영화 '콜드 마운틴'. 나탈리 포트만은 남군 병사 인만(주드 로)을 하룻밤 헛간에 재워주는 전쟁 미망인 역할을 맡았다. 외로움에 사무쳐 인만을 침대로 들였으나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흐느끼는 장면은 물론, 죽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기를 북군 병사들이 괴롭힐 때 살려달라며 오열하는 장면은 짧게 스쳐지나가지만 나탈리의 강력한 연기로 인해 관객의 뇌리에 깊이 박히게 된다. 

 

클로저(2004) - Hello, Stranger?

콜드 마운틴에 이어 '클로저'에서 주드 로와 다시 한번 합을 맞추게 된 나탈리 포트만. 극중 두 사람이 연기한 앨리스와 댄이 서로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야말로, 영화 역사상 가장 로맨틱한 오프닝이 아닐까 싶다. 신호등을 건너던 빨간 숏컷의 앤과 눈이 마주친 댄. 방심하다 교통사고가 난 앤에게 한달음에 달려가고, 앤은 그런 댄을 향해 "안녕, 낯선 사람"이라며 인사를 건넨다. 유니크한 앤의 분위기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연기가 한데 어우러진 최고의 장면!

 

브이 포 벤데타(2005) - God is in the rain

나탈리 포트만이 삭발을 불사하고 열연한 '브이 포 벤데타'. 명장면이 연속적으로 흘러나오는 워쇼스키 남매의 명작이다. 극중 애비 해몬드는 정체 불명의 남성들에게 잡혀가 머리를 깎이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할 수 없는 독방에서 오랜 기간 고문 받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는데… 갇혀있던 독방에서 처음으로 퍼붓는 비를 올려다보는 애비 해몬드. "신은 비 속에 있어"라고 속삭이며 두 팔을 벌린 채 신을 맞이하는 그녀에게서 숭고한 기운이 전해지는 명장면이다.

 

고야의 유령(2006) - 궁중 화가 고야의 아름다운 뮤즈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가장 애처롭고 가여운 여인 이네스. 부당한 누명을 쓰고 종교재판소에 갇힌 이네스는 신부 로렌조(하비에르 바르뎀)에게 겁탈 당한 뒤 아이를 임신한다. 시대가 바뀌고 이네스 역시 감옥에서 나오지만, 갖은 고문으로 아름다움과 생기는 물론 가족도 잃게 된 이네스에겐 자신을 겁탈한 로렌조 뿐이다. 이후 나폴레옹 시대에 로렌조는 사형 당하고, 정신이 이상해진 이네스는 시체가 된 로렌조의 손을 잡고 종종 걸음으로 마차를 쫓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슬픔을 동반한 여운을 선사했다.  

 

천일의 스캔들(2008) - 앤 불린의 사형

스칼렛 요한슨과 투톱으로 출연한 영화 '천일의 스캔들'에서 헨리 6세의 두번째 아내 앤 불린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은 마지막 사형 장면에서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내내 분위기를 압도한 당당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빼는 앤 불린. 기도를 외우며 참수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까지 동생 메리를 쳐다보는 앤 불린의 표정 연기가 악녀의 말로를 처연하게 그려냈다.

 

블랙스완(2010) - I was perfect

나탈리 포트만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이끈 희대의 명작 '블랙스완'.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에 등장하는 오데트와 오딜처럼, 나탈리 포트만이 표현하는 백조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후반에는 흑조의 광기 어린 집착과 관능에 매혹된다. 압박감과 불안한 심리, 광기를 거쳐 성공적인 공연을 거둔 니나가 읊조리는 'I was perfect'는 왜 나탈리가 아카데미 트로피를 쥘 수 있었는지를 깨닫게 만든다.

 

재키(2016)

나탈리 포트만은 이제, 우리가 여태껏 알지 못했던 영부인 재클린의 일면을 '재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남편인 존 F. 케네디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재클린이 기내 거울 앞에서 정신없이 피 묻은 얼굴을 닦는 장면은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입고 있는 분홍색 투피스에 남편이 흘린 붉은 피가 선명하게 남아있음에도, 부통령의 취임선서를 망연히 지켜봐야 했던 재키. 남편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던 재키의 고군분투를 하루빨리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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