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요계 ‘대세’는 이제 힙합이다. 변방 혹은 마이너리티 음악에서 당당히 주류문화로 급부상했다. 싱글리스트가 힙합 전성시대를 맞아 '과감히 재생 목록에 넣어두고 들어보려 해도 도무지 힙합을 알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레전드 명반 5장을 추렸다. 이것만 다 들으면 어느새 '힙알못' 탈출..!

 

#1. 드렁큰타이거 ‘Year of The Tiger’(1999)

지금까지 한국 힙합을 이끌어온 레전드 드렁큰타이거의 1집은 힙합 입문자라면 필청 명반이다. 현재 국내 힙합신에서 굵직한 래퍼가 된 많은 뮤지션들이 이 음악을 듣고 랩에 대한 꿈을 품기 시작했다.

힙합 불모지였던 당시 한국에서 전 국민이 다 알 정도의 히트곡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등이 있으며 이를 포함해 총 14곡이 수록됐다. 당시 영어가 주가 된 랩은 국내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현재는 ‘전설의 시작’이 된 앨범으로 불린다.

 

#2. 다이나믹듀오 ‘Taxi Driver’(2004)

다이나믹 듀오(이하 다듀)는 힙합신의 대중화를 구축했고 지금도 정상의 자리에서 머물고 있다. '택시드라이버(Taxi Driver)'는 그들의 1집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 바비킴 등 화려한 보컬 피처링과 조화를 이룬 감각적인 랩으로 마니아층은 물론 일반 가요팬들까지 사로잡았다.

다듀의 히트곡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힙합팬들이 '최애'하는 앨범은 이 1집이다. 타이틀곡은 나얼이 피처링한 ‘링 마이 벨(Ring My Bell)’이며 이 밖에 16곡이 수록됐다. ‘이력서’ ‘사랑하면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불면증’ 등 13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세련된 곡들이 즐비하다.

 

#3. 에픽하이 ‘Remapping The Human Soul’(2007)

에픽하이는 앨범마다 언더그라운드와 가요팬들의 입맛을 모두 사로잡았다. 타이틀곡은 대중적인 넘버지만 앨범 수록곡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니아층을 겨냥한 트랙이 보이기 때문이다. 4집은 그런 에픽하이의 음악적 색깔이 유독 돋보이는 앨범이다.

타이틀곡 ‘팬(Fan)’을 비롯해 ‘럽럽럽(Love Love Love)’ 등은 TV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밖에 언더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미스터 닥터(Mr. Doctor)’ ‘녹턴(Nocturne)’ ‘플로우(Flow)’ ‘희생양’ 등에서 타블로의 날카로운 랩과 센스 있는 펀치라인, 미쓰라진의 터프한 스타일을 고루 엿볼 수 있다.

 

#4. 버벌진트 ‘누명’(2008)

버벌진트는 2001년 ‘모던라임즈(Modern Rhymes)’로 힙합신에 등장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국어 플로우와 파격적인 가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EP앨범 ‘페이보릿(Favorite)’에서 대중적 색채를 띈 음악을 선보이자, 언더팬들은 그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그럼에도 그는 보란 듯이 앨범 ‘누명’으로 다시 한 번 한국 힙합신에 강렬한 충격을 전했다.

무려 35곡이 수록된 앨범에는 전곡이 '19금'이다. 버벌진트만의 독창적인 랩을 비롯해 직접 작곡한 깊이 있는 비트가 심박지수를 높인다. ‘Tight란 낱말의 존재 이유’ ‘더그라인드(The Grind)’ 등이 대표곡으로 꼽힌다.

 

#5. 빈지노 ‘24:26’(2012)

2000년대 후반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래퍼 빈지노는 2012년 앨범 ‘24:26’로 단숨에 대학 축제를 휩쓴 랩스타로 변신했다. 이 앨범은 지금의 빈지노를 있게 만드는데 가장 공이 큰 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범은 제목대로 24살과 26살까지의 기록이다. 총 9개의 트랙은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다. 타이틀곡 ‘부기온 앤 온(Boogie On & On)’ '아쿠아맨(Aqua Man)’이 가장 잘 알려진 히트곡이다. 이 밖에도 일리네어 하트코어 트랙인 ‘프로파일(Profile)’에서는 거침 없는 스웨깅을, ‘이프아다이투모로우(If I Die Tomorrow)’에서는 깊은 사색을 가사로 담는 등 다양한 느낌의 곡을 고르게 배치했다.

 

사진=지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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