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는 반응이요? 좋죠”

OCN 오리지널 ‘구해줘2’를 통해 존재 자체가 반전인 성철우 목사(이하 성목사)를 연기한 배우 김영민을 만났다. 마치 월추리 마을 사람들을 사로잡은 성목사처럼 천진한 미소가 현실에서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성목사는 그야말로 정체 자체가 반전, ‘구해줘2’ 후반부를 뜨겁게 장식했다. 타락한 성목사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며 시청률 견인의 큰 축이 됐다.

“드라마를 끝내고 나니 잘 봤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많아지고요. 보람이 있는 작업이었어요. 광기 어린 연기, 해 볼만 하네요(하하)”

강렬한 잔상을 남긴 성목사를 털어내야 할 시간, 김영민은 “시원섭섭하다고들 많이 이야기하는데 저는 떠나보내기 아쉬운 거 같아요. 하지만 다음 작품을 위해서 떨쳐버려야 겠죠?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간다던가, 다른 작품을 보러 다니는데 이번에는 노력을 좀 더 해야 할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구해줘2’는 충청남도 홍성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몇 달간 촬영장을 오가며 몸에 익은 루틴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여전히 성목사가 남아있냐는 말에는 “성목사한테는 그러면 안 되니까요”라고 웃어보였다.

“대본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원작 애니메이션 ‘사이비’(감독 연상호)를 봤어요. ‘사이비’ 성철우는 소박하고, 진중하고, 따뜻한 인물이잖아요. 악마적인 면이 드러날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몰랐죠. 다중인격자같은 모습을 보여야겠구나, 생각했고 작가님도 그렇게 표현하신 거 같아요. 여러 가지 인물들의 악한 모습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서 참고했죠”

최경석(천호진)이 등장부터 의문투성이의 미심쩍은 인물이라면 성목사는 선이 악으로 반전되며, 극단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인다. 연기적인 고민을 묻는 말에 김영민은 “여성분들이 싫어하겠구나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데이트 폭력같은 부분도 있고, 집요함도 있고, 영선(이솜)이 신에게 하는 이야기를 본인한테 한다고 착각도 하잖아요. 호의를 좋아하는 감정으로 착각하는 정말 뉴스에서나 볼 법한 직찹남이죠. 자기 안의 믿음을 잘못 풀어간 인물이죠. 배우로서는 도전하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역할이지만 현실에서는 마주치기 싫은 유형이죠”

그렇다면 현실 김영민과 성목사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김영민은 “남자들은 친구들하고 있을 때는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주변에서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용하고 그런 성격들이라고 많이 말씀을 하세요”라고 전했다.

“초반 성목사같은 경우는 평소 제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이야기도 잘 하고, 잘 웃으니까 거기에 착한 모습을 더 많이 넣어서 마을 분들한테 다가가려고 했죠. 근데 스릴러 장르다보니 편안하게 대화하는 부분도 성목사가 가진 욕망이나 목표를 계속 갖고 가야할 거 같더라고요. 웃으면서 대화를 할 때도 뭔가 끝이 남는 걸 가지고 있어야 할 거 같았죠. 그래서 마지막에 변하는 부분이 확 변한다고 느껴지지 않고. 내 안의 그런 것들이 나오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해 tvN ‘나의 아저씨’에서 지독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도준영을 연기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김영민에게 성목사 역할을 제안한 사람은 바로 ‘구해줘2’ 제작사인 히든시퀀스 이재문 대표였다.

“이재문 대표가 학교 동기에요. 대학로에서 기획할 때 제가 연기하는 걸 봤나봐요. ‘청춘예찬’, ‘에쿠우스’에서 저의 악마성을 본 거 같아요. 평소에는 순해보이는데 무대에서 에너지를 펼치는 걸 보고 이 역이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제안해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참 도전할만한 역할이잖아요. 선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변해가는 과정도 보여줄 수 있고요. 이런 역할을 참 얻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 히하게 된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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