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세계 화장품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조2000억원대로 2009년 이후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1조5000억원까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 뷰티시장이 1조원 시대로 접어들며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자들)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현상 3가지를 짚었다.

 

1. 40~60대 꽃중년 급증...에어쿠션·뷰러·고데기 사용↑

15일 온라인 쇼핑몰 옥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0∼60대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 위주였던 그루밍족 대열에 꽃중년 혹은 꽃할배가 대거 합류하고 있는 양상이다.

피부 톤을 균일하게 만들어주는 에어쿠션·팩트를 비롯해 눈매를 살려주는 속눈썹 뷰러와 고데기의 경우 50~60대의 구매가 20~30대 구매 비중을 앞질렀다. 잡티를 가려주는 비비·컨실러 제품은 50대의 구매가 48% 늘어나며 연령대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40대 남성은 기름종이(122%)와 메이크업 정리함(128%) 구매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나이가 들수록 눈썹과 눈매 등 이목구비가 흐려지기 때문에 이를 뚜렷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중년 남성들의 욕구가 화장품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 기초 스킨케어 넘어 '색조 메이크업' 11% 증가

관심을 갖는 제품도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서 메이크업 제품으로 세분화돼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남성 구매율은 전년과 비교해 11% 증가했다. 화장품과 메이크업 도구를 담아 쓰는 화장품 파우치를 구입한 남성 역시 같은 기간 110% 늘었다.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열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그루밍 브랜드인 ‘백스터’ 등 남성만을 위한 전문 화장품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남성 방문객이 피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분기마다 열고 피부 관리 노하우와 화장품 선택법 강좌를 마련하는 등 남성 고객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3년간 남성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이 연평균 40%로 나타난 올리브영은 매장 내 남성 제품만을 모아둔 ‘그루밍존’을 운영 중이다. 헤어·바디케어, 쉐이빙, 메이크업 등 카테고리별로 진열해 쇼핑 편의를 높였다.

 

3. 남성소비문화 전시회 ‘2017 맨즈쇼’ 성황

남성을 위한 박람회도 국내 최초로 열렸다. 지난 13일부터 3일간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맨즈쇼’는 남성만을 위한 이색 소비 문화 전시회다.

올리브영이 XTM 스타일옴므, 불독, 우르오스, 질레트 등 대표 그루밍 브랜드와 함께 구성한 부스에는 4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특히 눈썹정리 및 간단한 기초 화장을 시연하는 ‘메이크업 존’은 방문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눈썹 정리 서비스를 받은 한 참가자는 "취업을 앞두고 평소 인상이 날카로워 보여 고민이 컸는데, 눈썹 정리 후 인상이 훨씬 부드러워졌다"며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관련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몽블랑, 보드맨, DTRT 등 인기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존' 역시 바디스프레이 등을 체험해보려는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사진=올리브영, 더페이스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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