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설 대목을 겨냥한 기대작 ‘더 킹’(감독 한재림), ‘공조’(감독 김성훈)가 오늘(18일) 나란히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두 작품의 맞대결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오랜만에 겨울 천만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날 박스오피스 ‘더 킹’ 28만...'공조' 15만

1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킹'은 개봉 첫날인 18일 28만8961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개봉한 '공조'는 15만1636명이 들어 2위에 올랐다.

개봉 당일 예매율에서도 ‘더 킹’이 한 발 앞섰다. 18일 17시50분 기준으로 ‘더 킹’은 예매율 38.7%(예매관객수 10만7995명), ‘공조’는 예매율 21.0%(예매관객수 5만8541명)을 기록, 더블스코어에 육박하는 차이로 압도했다. 이 같은 차이는 두 영화가 노리는 관객 타겟층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직 권력을 위해 사는 남자 태수(조인성)와 대한민국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의 이야기를 담아 정치권력을 향한 강한 돌팔매질을 가하는 ‘더 킹’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 권력을 향한 통쾌함을 노린다. 대통령 탄핵, 재벌 구속 등 브라운관 속 판타지의 이른 구현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을 조준한다. 반면 남한 형사 진태(유해진)와 북한 형사 철령(현빈)의 코믹 팀플레이 액션을 표방한 ‘공조’는 사회 비판 의식보단 ‘따뜻한 가족애’ ‘남북한의 화합’에 초점을 맞춘 힐링오락영화다.

이처럼 다른 타겟을 노리는 두 영화의 예매율 차이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정치적 관심이 약간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과 반대로, 아직 대중들의 관심은 힐링과 오락보다 부패청산, 정치의식 쪽으로 향해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캡처

천만 기대작 ‘더 킹’ ‘공조’ 흥행 노란불

개봉 전 올 겨울 첫 천만영화의 기대감을 키웠던 ‘더 킹’과 ‘공조’이지만 예매율로 살펴본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물론 아직 개봉 첫 날에 불과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2016년 하반기 부터 이어진 극장가 분위기를 따져봤을 때 이 기세라면 1000만 흥행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더 킹’만큼 개봉 전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아수라’와 ‘마스터’는 개봉 첫 날 각각 70%, 60%에 육박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힌 바 있다. 예매관객으로만 20만을 훌쩍 넘기며 흥행 기록에 관심이 쏠렸지만, 침체된 극장 분위기와 뒷심 부족으로 천만엔 미치지 못하고 말았다. 반면 ‘더 킹’의 예매 관객수는 10만 언저리, ‘공조’는 6만 수준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베테랑’ ‘내부자들’(2015), ‘검사외전’ ‘아수라’ ‘마스터’(2016)까지 이어진 사회비판적 영화들에 대해 질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더 킹’은 작품성과는 무관하게 다소 손해를 보는 감도 없지 않다.

물론 작년 여름 ‘부산행’ ‘인천상륙작전’으로 달궈진 극장가 바람을 타고 13%의 첫 날 예매율을 기록했던 ‘덕혜옹주’가 ‘터널’과 흥행 쌍끌이에 성공했던 기억을 되짚어봤을 때,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는 ‘더 킹’ ‘공조’의 부정적 시그널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제 막 흥행 트랙에 올라선 이들의 달리기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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