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한국영화기자협회 올해의 영화상이 18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예상치 못한 수상소감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며 영화팬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올해의 영화상’을 주관하는 한국영화기자협회는 2016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와 외화를 대상으로, 협회 소속 50개 언론사 73명의 기자의 1사2인 기준 투표 인원 69명 중 58명이 투표에 참여해 수상자(작)를 선정했다.

 

'작품상' 곡성… 리들리 스콧 프로덕션이 리메이크 제안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한 ‘곡성’의 폭스인터내셔널 코리아 프로덕션 대표는 “제가 받을 상이 아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나홍진 감독이 다 했다. 작년 초에 폭스에 합류를 해서 끝자락에 편집할 때 말 한 마디 보탠 거 밖에 없다. 나홍진 감독과 모든 스태프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우리 배급사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영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박찬욱 감독님의 ‘스토커’ 프로덕션에서 ‘곡성’을 리메이크 하고 싶다고 했다. 나홍진 감독님이 없으면 못 만든다고 못 박았다. 다시 생각하라고 했다”며 뜻밖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나홍진 "기자한테 속았다"

감독상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수상했다. 나홍진 감독은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발견’ 인터뷰 기사를 한 줄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시나리오를 발로 썼다는 기사를 보고 그걸 크게 받아들였다. 이후로 경찰서를 찾아가 취재를 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두 발로 찾아다니며 취재를 했던 기억이 있다. 취재를 다녔던 기억이 ‘추격자’를 만들었을 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모든 작품을 쓸 때 그 기사를 생각하고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최동훈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적 없다고 하시더라. 취재를 그렇게 많이 다닌 적이 없다고 하셨다.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 기자 분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온 것 같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 "이병헌이 사라지니 내게 기회가 와"

주연상에는 ‘밀정’의 송강호와 ‘덕혜옹주’의 손예진이 수상했다. 송강호는 “이병헌이 사라지니 내게 기회가 온다. 작년에 독식한 이병헌 때문에 힘들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어찌 바꾸겠냐고 말한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매체의 한계점 때문에 효과가 며칠 밖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그 순간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세상이 바뀌고 있는 거겠죠, 그게 영화의 매력이다. 트로피의 의미는 연기할 수 있도록 힘을 준다는 것이다. 마음 속 깊이 감사드리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배우로서 묵묵히 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다 좋은데, 인터뷰만큼은 곤욕스럽고 괴로워"

올해의 영화인상은 박찬욱 감독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하는 일에 전 과정을 다 골고루 즐기고 행복하게 이 일을 하는 편이다. 단 하나, 인터뷰만 빼고. 인터뷰는 세상에 곤욕스럽고 괴로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아가씨’ 때문에 49일 동안 몇개 도시를 돌며 인터뷰를 하니 내가 이러려고 감독을 했나, 자괴감에 빠졌다. 실제로 영화 감독을 그만 둘까도 생각했다. 영화를 말로 설명하려니 쑥스럽고 수수한 예술을 훼손하는 느낌이 든다.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 것은 먼저 만나는 관객(고객)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자고 했다. 앞으로 인터뷰 계속 잘 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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