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회장과 윤과장의 관계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수조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박회장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박회장은 강남 일대에 여러 채의 건물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팔지 않았다. 모두 빈 건물이었다. 부동산 중개인과 강남 사람들은 그의 얼굴을 본 적도 없었으며 이상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박회장은 ‘스크루지’처럼 절약정신이 투철했다. 제작진의 조사 결과 박회장 건물의 원소유주는 대한민국이었다.

박회장은 높은 곳에서 일한 사람이었다. 지인은 “70년대에 VIP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박회장은 70년대에 광화문 근처에 땅을 구입해 ‘광화문 박’으로 불렸다. 당시 그는 사채업을 통해 땅값을 마련했던 걸까. 하지만 박회장 전 세입자는 “종잣돈으로 건물을 모아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주변사람들이 박회장에게 땅에 대해 들은 말은 전부 달랐다. 제작진은 박회장의 동생들을 찾아갔다. 제작진은 조심스레 박회장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박회장 동생은 “돈 하나도 없었다”며 “사채업도 했지”라고 밝혔다. 정치인들과 친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인이 누군지 묻자 박회장 동생은 황급히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이대로 박회장의 과거는 묻히는 걸까.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70년대에 박회장과 같이 일했다는 한 사람이 제작진에게 연락을 했다. 그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박회장이 주로 한 일은 땅문서를 조작한 것이었다. 그 일을 한 곳이 광화문 사무실.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그런데 박회장 토지대상 속에는 조씨 성을 가진 인물이 등장했다. 제작진이 검색했더니 지난 2013년 사망한 박물관 관장이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그의 아들을 만났다. 하지만 아들은 만남의 이유를 듣더니 인터뷰를 거절했다.

혹시 박회장과 조관장 이름이 등장한 토지대장에 위조 흔적이 있는 건 아닐까. 전문가는 “문서 받고 나서 장난쳤다는 걸 알았다”며 최초의 등기가 수상하다고 전했다. 한자로 ‘국’자를 쓴건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전문가는 “누군가 위조해서 가져다 끼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라가 관리하는 땅의 문서를 위조하는 게 가능한 것일까.

박회장 땅 역시 70년대 초반에 구입했다. 그 당시에 강남은 비만 오면 침수되던 허허벌판이었다. 그런데 70년 11월에 개발이 확정되면서 땅값은 치솟았다. 당시 땅 개발 계획을 꼼꼼히 적은 故손정목 교수의 책에서 박회장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원본 자료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박회장의 이름은 당시 청와대의 지시로 강남 땅을 대규모 구입한 윤과장이 사용한 차명 중 하나였다. 윤과장은 강남 땅에 대한 책을 쓴 사람들에게 유명했다.

그렇다면 박회장과 윤과장은 어떤 관계였을까. 공무원이란 신분과 법 때문에 타인의 이름으로 땅을 샀다는 윤과장에게 이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는 올해 초 고인이 됐다. 하지만 제작진은 한 기자에게 윤과장의 육성파일을 건네받았다. 윤과장은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을 끝내 기억하지 못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건 어떻게 박회장이 땅을 지금까지 소유한 것이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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