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한국영화의 흥행 발판이 되는 계절이다. 천만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 16편 중 9편이 7~8월에 개봉한 만큼 여름 극장가는 한국영화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알라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토이 스토리 4’ 등 디즈니 영화, 아니 외화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어 한국영화가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반전을 꿈꾸는 한국영화의 여름 극장가 기대작들을 알아본다.

사진='나랏말싸미' '사자' 포스터

올해 상반기에는 천만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과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그 뒤를 이을 영화가 7월 하반기에 차례대로 개봉한다. 먼저 7월 24일 개봉하는 ‘나랏말싸미’는 ‘기생충’으로 9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송강호와 박해일, 故전미선이 뭉친 작품이다. 세 배우 모두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이들의 케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세종(송강호)과 신미 스님(박해일)의 한글창제 뒷이야기를 풀어낸 ‘나랏말싸미’는 소재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최근 전미선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과 저작권 논란에 휩싸이며 영화의 행보에 궁금증을 더했다. 특히 디즈니가 현재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7월 17일 디즈니 라이브 액션 ‘라이온 킹’이 개봉해 ‘나랏말싸미’와 한판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나랏말싸미’가 ‘라이온 킹’을 이길 수 있을지 기대가 되고 있다.

7월 31일 문화의 날에는 두 편의 한국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우선 ‘청년경찰’로 2년 전 여름에 565만 관객을 동원한 김주환 감독의 신작 ‘사자’가 관객들 앞에 선다.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에서 같이 작업했던 박서준과 다시 만나 흥행을 ‘청년경찰’의 흥행을 이어가려고 한다. 여기에 안성기, 우도환 등 충무로 대표 배우와 젊은 배우가 만나 시너지를 더했다.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이 제작발표회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한국만의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 만큼 ‘사자’가 오컬트 장르로서 새로운 한국영화 유니버스를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이 영화에서 박서준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로 분해 고난도 액션은 물론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와 함께 자신의 특별한 힘을 이용해 악의 존재들을 무찌르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달달하고 바른 모습을 보여줬던 박서준의 야성미를 이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엑시트' '봉오동 전투' 포스터

‘사자’와 같은 날 개봉하는 ‘엑시트’는 재난탈출 액션영화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의기투합했고 평범한 재난영화가 아닌 짠내 폭발하는 코믹 블록버스터로서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조정석의 시그니처 코믹 연기가 또 한번 관객들을 웃음 터지게 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첫 스크린 주연에 도전한 임윤아의 연기도 기대가 된다. 두 사람의 콤비는 물론 고두심, 박인환 등 대한민국 대표 국민배우들의 연기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짠내 폭발’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같은 날 개봉하는 ‘사자’와 장르,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달라 관객들이 어떤 영화를 선택할지 궁금해진다. 또한 기존의 재난영화와 다르게 코믹함을 집어넣었다는 것도 볼거리다.

8월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뭉친 ‘봉오동 전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세븐데이즈’ ‘용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의 신작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봉오동 전투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지난해 ‘완벽한 타인’에 이어 ‘말모이’까지 흥행을 이어간 유해진이 여름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 ‘택시운전사’에 이어 또 한번 티켓파워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준열’ 류준열의 활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에 ‘뺑반’ ‘돈’으로 관객을 만났던 그가 하반기에도 ‘봉오동 전투’를 시작으로 열일을 한다. 그는 독립군 1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아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스틸러 조우진까지 가세해 ‘봉오동 전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국영화가 잠깐 움츠려 든 상황에서 7월 말부터 개봉하는 영화들이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줄지, 또한 이번에도 여름에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객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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