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뜨겁게 불어온 ‘레트로’ 열풍은 우연이 아니다. ‘간단·재미·정직’을 특징으로 하는 90년대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들은 복고(retro)를 촌스러운 과거의 소품이 아닌 특별한 재미로 받아들인다.

특히 패션에 있어, 90년대생들은 옛날 느낌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재해석해 새롭게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한다.

# 오버핏

90년대생은 몸에 붙는 슬림핏 대신 넓은 어깨와 넉넉한 폼이 특징인 오버핏 재킷을 입는다. 과거 유행했던 파워숄더 재킷이 복고 느낌의 오버사이즈 재킷으로 재탄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스튜디오 톰보이’는 이번 시즌 20여 종의 다양한 체크 재킷을 출시했다. 그중 클래식한 스타일의 ‘체크 테일러드 재킷’들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며 재생산에 들어갔다. 오버핏 재킷의 유행을 반영하듯 유명 연예인들이 ‘스튜디오 톰보이’의 체크 재킷을 입은 모습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어글리슈즈

아빠의 신발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대디슈즈‘라고도 불리는 어글리슈즈는 90년대생들의 뉴트로 패션을 완성하는 잇템이다. 글로벌 피트니스 브랜드 ‘리복’의 ‘DMX 시리즈 1000’은 90년대 리복 DMX 시리즈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파워풀한 컬러가 특징이며 다양한 룩에 트렌디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다. 가볍고 부드러운 기능성 DMX 폼이 적용되어 편안한 착화감까지 갖췄다. 

# '청청' 패션

올 시즌 패션업계의 주요 키워드는 청바지 청재킷 등의 데님 상품이다. 센스 없음을 상징하던 청청패션에 90년대생들이 재미를 느끼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시즌 20~30대 고객의 데님 구매 신장 폭이 39.4%로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90년대 생들이 뉴트로 풍의 데님 상품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유행에 맞춰 ‘리바이스’, ‘타미 진스’ 등 전통 청바지 브랜드들도 다양한 기획을 통해 데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타미 진스’는 1986년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가 디자인한 최초의 ‘코카-콜라 의류 컬렉션’을 재해석한 캡슐 컬렉션을 발표하며 주목을 끌었다. 80년대 컬렉션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실루엣을 더하고 ‘타미 진스’와 ‘코카-콜라’ 로고를 결합해 새로운 심볼로 디자인했다. 

# 고프코어룩

90년대생들이 입는 ‘고프코어룩’(아웃도어 의류를 의미하는 ‘고프(Gorp)‘와 평범하면서도 세련된 옷차림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도 주목할 만하다. 말끔한 정장에 셔츠와 등산 점퍼를 입는 등 아웃도어 소품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이다. 이 ‘의도된 못생김’은 타인의 평가에는 관심 없는 그들만의 새로운 연출법이다.

아웃도어업계도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밀레’의 ‘클리프 재킷’은 복고풍 패션을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아노락 스타일의 바람막이 재킷이다. 가볍고 움직임이 편한 소재로 제작됐으며, 후드가 달린 풀오버형 디자인을 채택해 과거 아웃도어 패션을 대표했던 아노락 재킷의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 반영됐다. 

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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