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개봉한 일본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2004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12년 간 지키고 있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그 동안 국내 관객에게 외면 받아 온 일본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2의 전성기

22일 영화 수입사 미디어캐슬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은 이날 오후 누적관객 302만1651명을 돌파, 기존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의 301만5165명을 제치고 역대 일본영화 관객수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역대 일본영화 한국 흥행 1위의 기록이다.

‘너의 이름은.’의 등장으로 ‘재패니메이션 거장’ 미아자키 하야오의 은퇴 이후, 국내 관객들에게 외면 받아 ‘위기론’에 시달려 왔던 일본 애니메이션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열 게 됐다. 일본 만화의 강점인 판타지하면서도 감성을 적시는 스토리부터, ‘비주얼 마스터’ 신카이 마코토의 출현 등등 과거 재패니메이션에 열광했던 올드 팬과 새로 매력에 빠져는 뉴 팬들 모두를 아우르는 매력을 발산하며 흥행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20대 남성 주도 흥행... ‘덕후’의 위력

‘너의 이름은.’의 인기가 스크린을 넘어 도서, 음반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분야에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이 폭발적 인기가 이른바 ‘덕후’(특정 분야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 20대 남성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CGV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의 남성 관객 중 20대의 비중은 무려 42.7%로 동시기 개봉한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12.5%에 비해 3배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문화계에서는 이들 20대 남성 관객 상당수가 ‘덕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영화를 수차례 반복 관람은 기본이고, SNS 상에는 17번 봤다는 경험담까지 올라오고 있다.

물론 상영 도중 울부짖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열성 팬들 때문에 짜증이 났다는 관객들의 불평도 있지만, 이 반응이 도리어 영화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져 일반 관객들의 방문을 이끌고 있다.

 

전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 돌파

‘너의 이름은.’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홍콩, 태국, 대만,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약 3억679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끌었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흥행 수익 1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2억7492만 달러), 2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2억3518만 달러)을 제친 역대 일본영화 최고의 흥행 수익으로 재패니메이션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그리고 ‘너의 이름은.’은 오는 4월7일 북미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 지난 42회 LA비평가협회상 애니메이션상 수상, 미국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7% 등 미국과 유럽에서도 호평을 끌고 있어 앞으로 일궈낼 새로운 흥행 역사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내한 공약...“일정조율 중”

'너의 이름은.'이 300만 명을 돌파함에 따라 이 작품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한국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지난 6일 내한 당시 관객과의 대화에서 "300만 명이 넘으면 한 번 더 한국에 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내한 여부에 관객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수입사인 미디어캐슬 관계자는 "현재 감독과 방한 일정을 긍정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확한 회신 및 일정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관련해서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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