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을 시원한 카타르시스와 짜릿한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는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포털업계에 종사하는 걸크러시 3인방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송가경(전혜진) 이야기다. 일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매회 레전드를 경신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에 드라마 팬들의 무한 재생을 부른 ‘검블유’ 커플들의 명장면을 살펴봤다.

◆임수정X장기용, 애틋한 키스부터 결혼언쟁까지

오락실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예상에 없던 첫날밤 이후 “당신이 좋다”는 묵직한 돌직구를 끊임없이 던지며 비혼주의 워커홀릭 타미를 뒤흔들었던 ‘굴삭기’ 모건(장기용). 불온했던 시작, 10살의 나이 차,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로 이별을 선언했던 타미는 결국 지난 8회 엔딩에서 결국 그에게 끌리는 마음을 인정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배타미”라고 말하며 타미의 이별을 힘겹게 받아들이고 떠난 모건을 향해 달려간 타미는 마찬가지로 되돌아와 엘레베이터 안에 서 있던 모건과 마주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가지 말까요?”라는 모건의 질문에 타미는 “어”라 말했고, 곧이어 애틋한 키스가 이어져 둘의 로맨스를 애타게 응원해온 팬들을 환호케 했다.

알콩달콩 로맨스를 이어가던 둘에게 다시금 암초가 등장했다. 12회 말미, 타미의 동거 제안을 결혼으로 확대해석했다가 실망한 모건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친엄마에게 타미를 소개했고, 타미는 “직장동료”라고 선을 그었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 어색한 침묵 끝에 두 사람은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모건은 “결혼하지 않을 거니까 괜히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이지 않느냐”며 “동거는 괜찮으면서 결혼은 안된다는 게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소 쌓아온 불만과 섭섭함을 터뜨렸다.

이에 타미는 “개인의 애정을 법과 제도가 간섭하는 게 싫다. 결혼과 비혼은 차이일 뿐인데 넌 결혼을 당연한 것이라 여기며 우위에 서서 말하고 있지 않느냐. 난 이토록 많은 말을 하면서 해명하고 있는데”라며 “우린 알면서도 이 길을 선택했고, 앞으로도 서로에게 미안해 하겠지”라며 다시금 이별을 암시하는 말을 건넸다.

국내 드라마에서 비혼주의자의 가치관과 속내를 이토록 설득력 있게 드러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지만 어렵사리 연인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 앞에 넘사벽 장애물이 등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장면이다.

 

◆이다희X이재욱, 덕질과 로맨스 사이

막장드라마 마니아로 다혈질이지만 누구보다 정 많고 올바른 차현과 드라마 ‘장모님이 왜 그럴까’에서 보여준 악랄한 연기와 달리 순수함과 엉뚱함이 매력인 지환(이재욱). 최고의 귀요미 커플로 연일 명장면을 경신 중인 이들이 시청자를 최고로 설레게 만든 순간은 지난 10회, 차현이 지환에게 “잠시만 ‘자기’인척 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다.

차현은 직장동료 타미에게 “나 남자친구 있다”면서 당당하게 지환을 불러냈던 것과 달리 막상 그가 오자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연인 행세를 부탁했다. 이를 귀엽다는 듯 응시하며 연기를 위해 첫 만남, 첫 키스 등 몇 가지 설정을 하자던 지환은 이내 “가자, 현아”라며 차현의 손을 잡아끌었다. “차현님”에서 “현아”라고 단박에 바꿔버린 호칭, 그리고 연기와 진심을 오가는 지환과 ‘덕질’과 ‘로맨스’를 가로지르는 차현의 묘한 분위기로 설렘을 폭발시킨 대목이었다.

 

◆전혜진X지승현, “앉지 마-먹지 마-하지 마”

정략결혼 10년차 쇼윈도 부부인 오진우(지승현)와 송가경. 부모가 있지만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처지라는 동질감으로 꽤 든든한 연대의식을 지닌 커플이다. 평소 집에서나 일터에서나 냉철한 완벽주의자였던 가경이 지난 10회에서 예상치 못했던 어설픈 귀여움을 드러내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재벌가에서 성장해 손끝에 물 한번 묻혀본 적이 없던 가경은 시댁에서 뛰쳐나와 홀로서기를 한 뒤 스스로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처음 시도해본 미역국과 생선요리에 뿌듯해한 것도 잠시, 충격적인 맛에 실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저녁을 먹자며 가경을 찾아온 진우가 식탁에 차려진 밥과 반찬을 보고 앉자마자 가경은 3단 고음을 발사했다. “앉지 마” “먹지 마” “하지 마”. 침착함을 잃지 않던 평소와 달리 허둥지둥대며 진간장과 국간장의 차이조차 알지 못하는 '요알못' 가경 때문에 미소짓는 진우의 모습은 부부보다 전략적 파트너로 함께했던 지난 10년의 시간에는 없었던 순간이었을 터. “인생에 로맨틱 코미디는 없을 거 같다”던 진우와 가경이 처음으로 선보인 ‘로코 모멘트’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사진=tvN '검블유'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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