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설 연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침대와 한 몸이 돼 뒹굴뒹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설 연휴에는 특별 할인을 제공하는 공연이 많다. 평소 보고 싶었던 공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으므로 자리를 털고 공연장으로 나서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친구와 함께해도 좋고, 나 혼자여도 감동의 부피는 줄어들지 않는다.

 

■ 대형 뮤지컬 ‘아이다’

대형 뮤지컬 '아이다'는 팝가수 엘튼 존과 팀 라이스 콤비의 음악으로 2000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필람작이다.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 이후 4번째 라이선스 공연이 열리고 있다. 누비아 공주 아이다(윤공주 장은아)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아이비 이정호), 두 여인에게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김우형 민우혁)의 러브 스토리를 담았다. 설 연휴 기간 전 좌석(6만~15만원)에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샤롯데씨어터.

 

■ 주크박스 뮤지컬 '오! 캐롤’

감미로운 목소리의 ‘팝 거장’ 닐 세다카의 주옥과 같은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남경주, 서범석, 전수경, 김선경 등 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포진해 있어 중장년층 관객 예매율이 높다. 달달한 ‘You Mean Everything to Me’ ‘Stupid Cupid’, 경쾌한 ‘One Way Ticket’ 등 친숙한 명곡들을 사랑 이야기로 엮었다. 설 연휴 공연에 한해 티켓 가격(6만~13만원)을 30% 할인해준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

 

■ 창작뮤지컬 '영웅’

도마 안중근의 생애와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을 무대로 옮겼다. 지난 2009년 초연 이후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려졌다. 가슴 뜨거워지는 조국애와 영웅의 인간적 면모가 시종일관 감동을 지핀다. 귀에 착착 감기는 아름답고 웅장한 노래들도 백미다.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고 싶다면 강추다. 안중근 역은 정성화·양준모·안재욱·이지훈이 번갈아 맡는다. 설 연휴 공연에 한해 전체 티켓(6만~13만원)을 20% 할인해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초연 무비컬 ‘보디가드’

1990년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팝디바 휘트니 휴스턴과 배우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는 국내 초연되고 있다. 인기 절정의 여가수와 경호원의 만남과 사랑, 예기치 못한 사건이 ‘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불후의 명곡들과 함께 펼쳐진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 가수 양파와 손승연이 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LG아트센터.

 

■ 클래식 뮤지컬 ‘팬텀’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을 무대화한 뮤지컬 '팬텀'은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슬픈 운명의 팬텀과 아름다운 여가수 크리스틴 디에 스토리다. 팬텀 역에는 박효신 박은태 전동석, 크리스틴 역에는 김순영 김소현 이지혜가 무대에 올라 클래식 창법에 기반한 극강의 가창력을 뿜어낸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 스릴러 뮤지컬 ‘데스노트’

지난해 국내 초연한 스릴러 뮤지컬로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L이 두뇌싸움을 펼치는 동명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정의와 권력 등의 문제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계 스타 김준수와 한지상의 절창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사신 역 강홍석과 박혜나의 앙상블, 아이돌 스타 미사 역 여가수 벤의 퍼포먼스가 두드러진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힙합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지난해 국내 초연 당시 랩, 힙합과 스트리트 댄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은 젊은 에너지 가득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과 꿈을 긍정적인 유머로 승화했다. 양동근 정원영 키(샤이니) 장동우(인피니트) 김유권(블락비) 이상이 엔(빅스) 김성규(인피니트) 안재효(블락비) 박강현 오소연 제이민 등 뮤지컬 배우와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계 대모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실험연극 ‘벙커 트릴로지’

영국의 촉망받는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국내 초연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기발한 내용과 형식으로 연극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수작이다. 제1차 세계대전 속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 아가멤논, 맥베스 등 3개의 고전을 재해석한 옴니버스 작품이다. 에피소드 속 인물들을 통해 전쟁이 문명과 인간에게 드리운 참혹한 그늘, 트라우마를 깨닫게 된다. 김태형이 연출하고 이석준 오종혁 박훈 신성민 등이 출연한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정통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조씨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녀까지 희생시키게 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이 극을 이끈다. 고선웅 연출이 국립극단과 손잡고 각색 및 연출해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당 대상과 연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을 휩쓸었다. 명동예술극장.

 

■ 힐링연극 ‘사랑에 미치다’

감성 멜로 연극 ‘사랑에 스치다’가 설 연휴를 맞아 26~30일 관객에게 전석 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탤런트 성현아의 첫 연극 도전작인 ‘사랑에 스치다’는 2013년 초연 이후 매년 겨울마다 찾아와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인기몰이를 해왔다. 사람과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인물이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치유되는 따뜻한 이야기다. 대학로 드림시어터.

 

■ 국립국악원 전통공연 및 민속놀이 체험행사

국립국악원은 설 연휴 기간 야외마당에서 전통 공연과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신명 나는 길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관람객이 직접 즐길 수 있는 팽이 돌리기, 짚신동차 끌기, 투호 던지기, 제기차기 등이 마련된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만파식적 설화를 소재로 한 어린이 국악극 '만만파파 용피리'에서는 익살스러운 캐릭터들이 전통 선율을 활용한 음악과 한국적인 춤사위에 맞춰 연기를 펼친다. 설 연휴 기간 전체 티켓(2만~3만원)을 30% 할인해준다. 닭띠 관객은 50% 할인율이 적용된다.

국립국악원 소속 4개 예술단이 모두 출연해 국악의 정수를 전하는 '토요명품공연'에서는 정악 합주, 해금 산조, 태평무, 가곡, 경기민요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는 닭띠와 원숭이띠 관객들에게 설 연휴 기간 공연 관람료를 반값으로 할인해준다. '놀보가 온다'는 국립극장이 2014년 새롭게 부활시켜 큰 성공을 거둔 마당놀이 시리즈 중 하나로, 판소리계 고전소설 '흥보전'을 바탕으로 하지만 흥보가 아닌 놀보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비틀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사진=신시컴퍼니, 에이콤 인터내셔널, CJ E&M, 아이엠컬쳐, 벨라뮤즈, EMK뮤지컬컴퍼니,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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