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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조정석 “40대 첫 작품 ‘녹두꽃’, 변주의 기회를 열어준 창”

SBS 드라마 ‘녹두꽃’으로 2014년 ‘역린’ 이후 모처럼 시대극에 도전한 조정석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찍이 종영 전에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합류 소식을 전하게 된 조정석은 이달 31일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개봉도 앞두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사람인 셈.

“전투장면이 많아서 고생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주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수월했어요. 사극을 들어가면 이 정도 힘들겠구나 정신적, 육체적 각오를 해서 그런가봐요. 시원섭섭? 그냥 시원해요. 이야기적으로 아쉬운 점이 없었거든요. 근데 워낙 좋은 사람들과 좋은 현장에서 함께해서 여운이 길 거 같아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와닿기도 했고요”

‘녹두꽃’은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특히 우리 역사에 기록된 농민 봉기 중 가장 큰 규모인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녹두꽃’은 전봉준이라는 인물은 물론이고,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민초들을 백이강(조정석), 백이현(윤시윤) 두 형제의 비극에 녹여 풀어냈다.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한만큼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제 해석이 다른 식으로 접근해버리면 왜곡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 부담이 있었어요. 하지만 감독님하고 작가님이 고증에 입각해서 신경을 많이 쓰시고, 연출 하셨던 거 같아요. 제 걱정이나 부담이 무색해질 정도였어요. 백이강만 열심히 연기하면 되겠구나 싶었죠. 나중에는 가상의 인물이라서 더 좋았어요. 상상력을 발휘할 수록 인물이 생동감있게 살아나니까 캐릭터에 갇혀있지는 않을 수 있잖아요.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이미 머리에 굳혀진 이미지가 있는 명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연기하는데 재미가 있었던 거 같아요”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소재는 조정석에게 부담이자 곧 즐거움이었다고. 대본을 받았을 때도 소재의 특별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제 머릿속에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었어요. 당연히 다들 먼저 전봉준 장군에 대해서 당연히 생각하잖아요. 근데 그 시대를 살았던 형제라는 메리트가 있었던 거 같아요. 형제의 눈으로 전봉준을 바라보고, 시대를 바라보는 점이 매력있어요. 그런 점이 유의미하다고 느꼈죠”

전라도 고부(현 정읍의 옛 지명)에서 나고자란 백이강을 연기하며 자연스럽게 사투리도 소화해야 했다. 조정석은 사투리를 얼마나 잘 하냐보다 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무게를 실었다. 생활감보다는 감정 전달에 중점을 둔 것.

“아무래도 서울 토박이라 사투리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아 있었죠. 그렇게 접근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사투리는 많은 분들이 인지하고, 알아들을 정도로 정확하게 해줘야 공감이 되고 빠져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부담감은 있었죠. 준비한 것도 열심히 공부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잖아요. 내 감정전달이 더 중요하다 싶었어요”

백이강과 백이현의 서사가 중심에 있는 드라마기는 했지만, 극중에서 거시기였던 그의 이름을 되찾아준 사람은 전봉준(최무성). 그리고 뼛속까지 노예근성으로 살아가던 백이강이 세상의 부조리에 눈뜨게 만들어준 사람 역시 전봉준이었다. 최무성과의 연기호흡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백이강의 눈에서 전봉준을 바라봤을 때 재미있었어요. 되게 많은 걸 느끼고 깨닫게 해줬고 때로는 아버지 같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감싸 안아줘야 할 거 같은 친구 같기도 했어요. 때로는 나한테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간결하면서도 묵직하다라고 느꼈던 적도 많았거든요. 최무성 선배님과의 호흡은 보이는 그대로인 거 같아요. 평상시에도 조용하시면서도 위트가 있으세요. 그래서 근질근질하셨을 수도 있어요. 전봉준이라는 인물이 묵직하게 그려졌잖아요”

앞서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열혈사제’에 비해 수치적으로 아쉬운 결과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정석은 “웰메이드에 대한 뿌듯함이 있어요”라고 자신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전이 있는 작품이었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이렇게 긴 호흡으로 한 인물의 변화를 그려낸 건 처음이었다.

“공연 런타임이 보통 두 시간 반 정도잖아요. 한 인물로 그 시간동안 가야하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거든요. 공연할 때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이 지금 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거 같아요. 대본의 힘을 믿고, 작품의 힘을 믿었어요. 내가 연기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이 신과 이 시퀀스가 가지고 있는 힘을 믿으니까, 이 대사와 이 상황에만 잘 표현을 하면 당연히 자연스럽게 쌓일 것이다 하는 생각이 있어요. 긴 호흡을 잘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히 있지만 그 부담감과 생각에 너무 빠져 있으면 되레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 조정석의 필모에 40대 첫 작품으로 남게 된 ‘녹두꽃’. 정작 본인은 “생각이 없었는데 질문을 받고 생각하게 됐어요”라고 털어놨다.

“넉살 좋고, 위트있고, 까불까불하고, 유쾌한 그런 역할들이 아닌 웃음기 쏙 뺀 느낌? 중간중간 위트있고 재미있는 장면도 존재하지만, 전체 그림으로 보면 웃음기를 뺀 느낌이잖아요. 저는 정말 변주를 많이 하고싶은 배우거든요. 기회의 창이 생긴 건 아닐까 싶어요. ‘조정석은 이런 것도 어울리고, 저런 것도 어울리네’ 그런 의미에서 득이 많은 작품이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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