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 라이징 스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장기용 서강준 여진구 차은우 옹성우가 눈부신 청춘의 에너지와 각기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치열한 안방극장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

 

◆ ‘검블유’ 장기용

사진=tvN '검블유' 방송캡처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화제성 수위를 다투는 작품이다. 극중 박모건은 잘 생기고 유능한 28세 청년 사업가다. 게임음악 제작사를 운영하며 포털사이트 팀장 배타미(임수정)를 여자친구로 두고 있다. 남자답고 똑똑하며 유머러스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어머니에게 버려진 뒤 호주인 양부모에게 입양된 불행한 성장사를 지녔다. 첫 만남에 반한 10세 연상 여친에게 "귀여우면 가져야지"라며 ‘어장남’을 자청하고, 줄기차게 이별 통보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기다리거나 “버리지 말아달라”고 애면글면 매달린다.

패션모델 출신다운 187cm의 우월한 비주얼을 지닌 장기용(27)이 반전 있는 남자의 다층적 결을 매끄럽게 표현하자 3040 여성 시청자들은 쓰러졌다. 날개를 달았다. 이미지와 장르의 확장성을 꾀했기 때문이다.

달달하고 유약한 이미지의 여타 밀레니얼 세대 남자배우들과 달리 남성적인 면에선 독보적이었으나 딱딱하고 다크한 느낌에 갇혀있는 것 같던 그가 유연함까지 발휘하며 로코, 멜로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여기엔 본인의 도전과 더불어 임수정의 노련한 파트너십이 큰 역할을 했다. 여세를 몰아 9월 개봉할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독종 신입 고유성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다.

 

◆ ‘왓쳐’ 서강준

사진=OCN '왓쳐' 스틸컷

2013년 웹드라마 '방과후 복불복'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출중한 외모와 괜찮은 연기력을 지녔음에도 소위 말하는 ‘갓띵작’이나 ‘인생캐’를 아직까진 만나지 못했다. 그랬던 서강준(26)에게 절호의 기회가 다가왔다.

장르물 명가 OCN의 토일드라마 ‘WATCHER(왓쳐)’는 감찰 스릴러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할 만하거니와 ‘연기 신’ 한석규가 감찰반장 도치광으로 출연한다.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도 한 편의 영화가 돼버리는 주술을 발휘하는 대배우의 오른팔을 꿰찼기 때문이다. 감찰반 팀원 김영군을 맡은 서강준의 눈빛이 달라졌다.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비리경찰 아버지를 둔 아이는 이후 고아 아닌 고아가 돼 친척집을 전전하다 특전사의 인정받는 군인이 됐으나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에 지원, 교통순경을 거쳐 감찰반으로 스카우트됐다. 행동이 앞서는 열혈경찰인 그는 내면의 따뜻함을 퉁명스러움과 거친 언행으로 위장하곤 한다. 대선배 한석규-김현주와 3각편대를 이뤄 액션과 스릴러, 내면연기 투혼을 빚어내는 그가 '제2의 도약'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 ‘호텔 델루나’ 여진구

사진=tvN ‘호텔델루나’ 스틸컷

정변의 아이콘인 여진구(22)는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성공적인 소프트랜딩을 한 주인공이다. 이병헌을 연상케 하는 감정 풍부한 눈빛과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로 인해 청소년 시절부터 ‘진구 오빠’ '멜로 남주' 소리를 들어왔다.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배역으로 등장한 첫 작품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2)에서 변화폭이 크고 짙은 감정선의 연기를 너끈히 해낸 그는 올해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는 인상적인 1인 2역으로 ‘연기력 갑’ 청춘스타 위치를 확고히 했다. 화제의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선 엘리트 호텔 매니저 구찬성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텔 여사장 장만월 역 이지은(아이유)의 초반 불안함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구찬성은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호텔 델루나에 불시착한 아버지가 살아남기 위해 장만월에게 내어주기로 약속됐다는 설정이다. 장만월은 구찬성이 20살이 되자 나타나 그를 호텔 델루나로 데려간다. 

여진구는 ‘판타지 호로맨스‘라는 설정에서 자칫 과해질 수 있는 분위기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특히 장만월을 향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며 드러난 감정 가득한 눈빛과 트레이드 마크인 중저음 목소리가 매회 그를 기다리게 하는 관전 포인트. 서사에서 드러나는 장만월의 비밀과 이제 막 시작된 두 사람의 로맨스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여진구의 연기에 기대가 쏠린다. 

 

◆ ‘신입사관 구해령’ 차은우

사진=MBC ‘신입사관 구해령’ 스틸컷

'얼굴 천재' 차은우(23)는 보이그룹 아스트로 출신이다. 방금 만화에서 튀어 나온듯 수려한 외모로 데뷔 초부터 주목 받았다. 차근차근 웹드라마로 연기를 시도하더니 지난 2018년 방송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도경석 역할로 TV 첫 주연을 맡았다. 외모에 가려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연기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17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다시 한번 ’연기돌’ 입지 굳히기에 나선 것.

그가 맡은 이림은 왕위 계승 서열 2위지만 필명으로 연애소설을 쓰며 이중생활을 하는 캐릭터. 차은우의 외모는 만화적인 왕자님 설정을 소화하기 안성맞춤으로 보였고 드라마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상대 배우 신세경과 비주얼로 어필하며 기대를 높였다. 

그런데 막상 첫 방송을 통해 뚜껑을 열어보자 그에 미치지 못하는 연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발성과 표정 연기에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단 2회 방송됐을 뿐. 남은 회차에서 차은우는 빠르게 돌아선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만한 ‘괜찮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보여준 호연을 재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

사진=JTBC ‘열여덟의 순간’ 스틸컷

옹성우(25)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보이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지만 사실 그의 본업은 연기. ‘프로듀스101‘ 출연 전까지 소속사 판타지오에서 배우 데뷔를 준비해왔다. 그래서일까. 22일 첫 방송된 JTBC ‘열여덟의 순간‘에서 보여준 옹성우의 연기는 기성 연기자의 것이라고 생각될 만큼 안정적이었다. 

‘열여덟의 순간‘은 고등학생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청춘물이다. 옹성우가 연기하는 최준우는 명문고등학교로 강제전학을 와 따가운 시선을 견딘다. 옹성우는 내면에 파도를 간직한 열여덟, ‘Pre-청춘‘의 복잡한 마음을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다비드상‘에 견줘 ‘옹비드‘라 불리는 그의 훈훈한 비주얼이 만나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 일보직전이다. 

워너원 활동 당시 밝고 위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던 그는 담담한 말투와 큰 변화 없는 묵묵한 표정의 최준우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방송 1회만에 가수 옹성우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괜찮은 연기를 선보인 그와 최준우의 청춘 드라마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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