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싱글족의 숫자에 발맞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밥(혼자 밥 먹기), 혼여(혼자 여행하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 다양한 ‘1인 소비’ 경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이웃나라 일본에서만 볼 수 있던 ‘싱글 생활’이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1인 가구 500만 시대에 익숙해진 ‘나홀로 풍경’을 살펴봤다.

 

‣ 1인 가구, 소외 계층에서 ‘가장 보편적 가구’로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1인 가구 수는 약 520만3000 가구로, 전체 1911만1000 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이는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 보다 더 많은 비중이다. 과거에는 1인 가구가 외로움, 쓸쓸함으로 대표되던 ‘소외 계층’이었다면, 이젠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로 취업난과 그에 따른 '늦은 결혼'을 꼽았다. 이에 따르면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배태한 부정적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집단의 성장보다 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사 변화도 이 기조에 단단히 한몫하면서 도리어 부정적인 측면보다도 긍정적인 변화가 더 많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간편식 시장 증가

싱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끼니 해결이다. 개인을 위한 시간을 우선순위 첫 번째로 두는 이들은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찾기 시작했고, 이는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는 지난 2010년 7천7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거의 두 배인 1조3천억 원까지 불었다.

이마트의 '피코크',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등 대형마트들도 자체 식품브랜드를 통해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각종 국과 탕, 구이용 고기와 생선까지 1~2인분 먹을거리를 쏟아내고 있고, 과거엔 무시받기 일쑤였던 편의점 도시락과 즉석밥의 품질도 집밥 못지않은 퀄리티로 성장했다. 이젠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도 집에서 육개장, 사골곰탕, 부대찌개, 두부김치, 삼계탕 등 든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외식업계 1인 손님 잡기 사력

뭐든지 같이 하는 게 익숙했던 한국인들이 이젠 외식도 당당히 ‘혼밥’한다. 혼자 가기 다소 껄끄러웠던 피자집, 고기집, 분식집 등에서도 최근 1인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메뉴와 공간을 꾸미는 추세다.

피자헛은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안에 1인 고객 전용 '뉴 익스프레스' 매장을 열어 1인 고객을 위한 메뉴를 선보인다. 피자, 감자튀김, 음료 등으로 구성된 1인용 세트도 6천~7천 원대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 밖에도 1인용 화로 고기구이, 1인용 샤브샤브, 1인용 보쌈 등 다양한 '혼밥'용 외식 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늘어나는 싱글족, 미디어를 통해 변화하는 혼밥인식등이 복합작용하며 앞으로 외식업계에 '나홀로' 열풍은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취미‧여행도 ‘싱글 열풍’

식사 문화 뿐 아니라 취미 생활에서도 1인 산업이 점점 커지고 있다.

CJ CGV에 따르면 1인 좌석만 구매해 영화를 본 '1인 관객' 비중은 2012년 7.7%에 불과했으나, 2015년 10.7%를 거쳐 지난해에는 13.3%까지 뛰었다. 반면 '2인 관객' 비중은 2012~2016년 63.4%에서 58.9%로 떨어졌다. 혼자 영화를 즐기는 관객의 비중이 늘어나자 이들을 위한 1인용 팝콘세트를 개발하고, 1인 전용 좌석을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른바 '혼여족'도 증가하고 있다. 하나투어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항공권 한 장(1인)만 예약한 1인 여행객 수는 11만여 명으로, 1년 전보다 31%나 증가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면서 힐링을 하고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제주도 등지에는 1인 전용 게스트하우스가 생겼고, 호텔들도 1인용 패키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롯데시티호텔, 그랜드힐튼호텔, 쉐라톤 서울 팔래스, 쉐라톤 그랜드 인천 등 서울과 인천 호텔 10여곳이 1인용 패키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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