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구한다. ‘봉오동 전투’는 조국을 빼앗기기 전 농사를 짓고, 공부를 하는 등 평범하게 일상을 보냈던 이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총과 칼을 들게 된 아픔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한다. 결국 ‘봉오동 전투’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 1PICK: 봉오동으로 가는 길, 험난했던 독립군들의 여정

‘봉오동 전투’는 99년 전 일본 정규군을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독립군이라고 하면 비장하고 죽음도 불사할 영웅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봉오동 전투’의 독립군들은 평범함 그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봉오동 전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투가 치러질 곳으로 향하는 과정에 포커스를 둔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독립군들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는지 보여준다. 각자의 사연들이 존재하고 영화가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유해진과 조우진의 코믹 케미가 적절한 장면에 터져 마냥 진지한 영화로 만들지 않는다. ‘봉오동 전투’는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들어있는 오락영화라고 할 수 있다.

# 2PICK: 유해진 X 류준열 X 조우진, 이 조합 칭찬해!

유해진은 대한독립군 황해철로 분해 총이 나닌 칼을 휘두른다. 일본군을 제압하는 유해진의 칼솜씨가 다른 액션배우 못지 않게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평안도 출신 황해철이라는 설정으로 사투리를 구사해야했던 유해진은 무리없이 대사들을 쏟아내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영화 속엔 팔도 각지의 사투리가 등장해 관객들이 듣는데 혼란을 주지만 이 모든 캐릭터가 조국이 하나로 뭉쳤다는 걸 보여준다.

류준열은 유해진, 조우진과 다른 캐릭터의 면모를 드러낸다. 대한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답게 ‘각’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누구보다 앞장서고 누구보다 목숨을 바칠 인물을 그렸다. 특히 이 영화에서 류준열의 감정이 얼굴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이장하라는 인물이 가진 비장함을 연기로 소화해낸 류준열이기에 가능했다. 황해철의 오른팔 마병구 역을 맡은 조우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폭발하며 유해진과 찰떡 케미를 선사해 보는 이들이 절로 미소짓게 했다.

# 3PICK: 비주얼 극강, 눈과 귀가 즐겁다!

‘봉오동 전투’는 비주얼만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CG인지 현지 로케이션인지 구별이 힘들 정도로 산골짜기, 드넓은 산맥 등 풍경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액션캠, 핸드헬드, 드론 등 다양한 촬영방식이 봉오동 전투로 가는 여정을 극적으로 그린다. 음악도 비장하다. 가슴을 울리는 음악들이 전투 장면들과 합해져 그 위력을 발산한다.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코타로 등 일본 배우들의 출연도 눈에 띈다. 실제 일본 배우들이 일본군을 맡는다는 건 쉽지 않다. 특히 키타무라 카즈키는 자국 내에서 우익 언론의 비난을 받기도 한 배우다. 그가 월강추격대장 역을 맡아 가장 극악무도한 일본군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카즈키의 표정 하나만으로도 섬뜩한 기분이 들 정도다. 여기에 최유화, 성유빈, 이재인 등 관객의 기대를 높이는 배우들이 열연을 펼쳐 ‘봉오동 전투’에 연기 구멍을 없게 만들었다.

‘봉오동 전투’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강렬한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는 영화다. 신파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일부러 눈물을 자극하기보다는 독립군이 봉오동으로 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힘들었던 삶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다만 우연이 겹치는 사건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는 캐릭터들의 질긴 생명력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러닝타임 2시간 15분, 15세 관람가, 8월 7일 개봉.

사진=‘봉오동 전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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