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강기영이라는 배우의 이름 석자가 각인된 건 아마도 2015년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아니였을까. 결코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역할은 아니었다. 그의 역할은 극중 강선우(조정석)이 운영하는 썬 레스토랑 부주방장이자 명예욕이 가득한 허세남 허민수. 강선우에게는 충성하면서도, 시간만 나면 막내 나봉선(박보영)을 ‘갈구는’ 모습이 분명 미울만도 하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에는 ‘싸우자 귀신아’, ‘W’, ‘역도요정 김복주’, ‘7일의 왕비’, ‘로봇이 아니야’ 그리고 박서준과 특급케미를 보여준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특유의 감칠맛나는 연기로 캐릭터를 경신해나갔다. 마냥 희화화 된 캐릭터를 잘 묘사한다는 게 아니다. 리듬감 있게 대사를 할 때도 정확한 발음이 귀에 꽂힌다. 표정도 다양하고, 표현력도 좋아서 등장하는 장면마다 흡인력을 높인다. 또 드라마, 영화에서 쌓아온 호감도로 예능까지 진출하며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다.
이토록 지금까지도 좋은 연기를 선보여 온 강기영이지만 어쩌면 ‘열여덟의 순간’은 그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 주연롤에 이름을 올린 배우 중 유일한 ‘어른’ 역할인 강기영은 “이전 작품들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주로 했던 거 같다. 오한결 선생님은 다른 배우들하고 교류할 수 있는 역할이다. 저한테도 숙제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9일 ‘열여덟의 순간’에는 어느덧 학생들의 묘한 권력구도에 휘말려 버린 선생님 오한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오한결은 첫 등장만 하더라도 한없이 가벼운 선생님이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기대하게 되는, 인생 길잡이 선생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전학생인 최준우(옹성우)가 첫 등교한 상황에서도 한정판 운동화 이벤트 당첨에 학급반장인 마휘영(신승호)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적어도 강제 전학을 온 최준우에 대한 편견은 없었다. 교감 선생님이 최준우를 처음 보자마자 한숨을 푹푹 내쉬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최준우가 시계 도둑으로 몰렸을 때도 당장 전학을 보내라는 교감의 엄포가 떨어졌지만 “어제 온 애를 어떻게 오늘 보내”라며 걱정부터 드러냈다. 억울함에 반성문을 쓸 게 없다는 최준우의 떠밀리기식 전학을 막기 위해서 오한결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보여주기용으로라도 반성문을 쓸 것을 강요했다.
기어코 전학을 가겠다는 최준우에게 오한결은 “궁금은 개뿔. 너도 열받은 거 아니야 밟으니까 꿈틀한 거 아니야. 너 이러면 도망자야. 그래, 가오잡고 가봐라 폼 하나도 안 난다. 에라이 도망자야”라고 못내 아쉬운 마음을 애둘러 표현했다. 정식 담임도 아니고, 땜빵용 부담임인 본인이 ‘선생’다운 모습을 보이는 걸 용납하지 못하면서도 자꾸만 눈이 가는 최준우를 그냥 놓아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돌아온 최준우를 보며 오한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기 말보다 마휘영의 한마디에 휘둘리는 아이들을 보며 스스로 각성의 시기가 찾아온 것. 마휘영이 다음부터 자리를 잘 정하겠다는 말에 그냥 넘어가는 듯 싶었던 오한결은 “나 왜 이렇게 비굴하지 나 담임인데, 나 어른인데”라고 자문했다. 선생으로서의 정체성이 깨어나며 드디어 오한결에게 변화가 일어난 것.
드라마는 이제 3화까지 전개가 진행됐지만 주인공 최준우의 변화만큼이나 오한결 선생님의 성장세 역시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열여덟의 순간’ 오한결 선생님은 강기영의 말처럼 배우로서의 숙제이자, 앞으로 더욱 다양할 배역을 소화해낼 배우가 딛고 넘어서야 할 캐릭터 아닐까. 최준우,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눈부신 성장기를 그려줄 강기영에게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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