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하면 박서준? 이제 박서준은 액션은 물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7월 31일 개봉하는 ‘사자’에서 박서준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항상 밝고 웃으며 대중을 사로잡았던 그가 진지함 가득한 얼굴로 관객들에게 긴장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서준에겐 고민이 있었다. 밝은 이미지가 대중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연기 변신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자’를 통해 그는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배우로서 고민하던 지점을 실행에 옮긴 박서준은 ‘청년경찰’을 함께한 김주환 감독과 오컬트 장르라는 세계에 뛰어들었다. 박서준은 그 시도가 두렵지 않았다.

“대중이 저를 봤을 때 유머있고 유쾌한 면에 친숙하신 것 같았어요. 저 또한 대중이 바라보는 걸 인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죠. ‘사자’에서 격투기 챔피언 용후는 진중하고 웃음기 없는 캐릭터잖아요. 캐릭터의 이야기를 떠나서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진지한 모습을 이번 영화에서 찾아내실 수 있을 거예요.”

“‘청년경찰’을 통해 김주환 감독님과 한번 합을 맞춰서 이번 영화에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감독님이 저한테서 끌어내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시고 글을 써주셨기 때문에 감사하죠. 항상 감독님이 저한테 ‘다음 작품에선 무슨 역할 하고 싶니’라고 물어보세요. 캐릭터적인 제 갈증을 해소시켜줄 역할을 주셨고 저도 다양한 장르가 담긴 영화에서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연기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어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득한 ‘사자’, 그리고 격투기 챔피언 용후라는 캐릭터. 박서준이 주연을 맡은 만큼 그가 해결해야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오컬트 장르라는 걸 친숙하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용후라는 캐릭터를 이해시킬지 주연배우로서 고민했다. 박서준이 확실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고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걸 연기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누구나 만화 속 주인공이 되길 꿈꾸잖아요. 저도 판타지 작품을 많이 봤기 때문에 ‘사자’가 끌릴 수밖에 없었죠. 이 영화가 완전히 만화적인 느낌만 담긴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판타지 요소가 들어있어 시나리오 읽을 때 재미있었어요. 어떤 작품이든 관객분들의 호불호가 있잖아요. ‘사자’는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판타지 요소들을 수위조절했어요. 단순히 오컬트 영화라고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격투기 챔피언 용후 역을 위해 몸을 만드는 데 집중 많이 했어요. 촬영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전에 몸을 만든 경험이 있어 쉽게 근육이 커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론 더 좋은 몸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게 아쉽죠. 해외 현지 로케이션에서 MMA 실제 선수들, 심판들과 함께 이종격투기 장면을 찍으니 현실감 넘쳤어요. 감독님의 캐스팅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죠. 영화 속에서 짧게 나오는데 만약 그 장면이 길게 나왔다면 오히려 용후라는 캐릭터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용후라는 인물이 평범하지 않아요. 어릴 때 아버지의 여의고 홀로 쓸쓸하게 살아왔죠. 신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으로 어른이 돼서도 십자가만 보면 화가 치솟죠. 일단 시나리오에 없는 용후의 이야기들을 스스로 만들어갔어요. 용후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을 오롯히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죠. 용후가 사는 공간을 보면 모두 ‘블랙’이에요. 늘 어둠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이죠. 그래서 연기할 때 무표정, 눈빛 등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안신부(안성기)를 만나고 점차 변화하는 용후의 모습도 놓칠 수 없었죠.”

박서준은 데뷔 62년차 대배우 안성기, 평소 알고 지냈던 우도환과 ‘사자’를 통해 만났다. 박서준에겐 용후라는 캐릭터를 풀어내는 게 숙제였지만 그보다 동료배우 안성기, 우도환과 호흡을 맞추며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안성기, 우도환을 보면서 배우로서 느낀 바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의 말 속엔 겸손함이 가득했다.

“용후에게 안신부는 아버지 같은 존재죠. 안신부를 연기하신 안성기 선배님은 정말 캐릭터에 잘 맞으셨어요. 현장에서도 항상 웃으시고 모든 사람을 잘 챙겨주셨죠. 자기관리도 철저하세요. 그 많은 라틴어 대사도 NG없이 소화하셨죠.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박수치게 되더라고요. 데뷔 62년차 배우시지만 연기할 때 늘 한결같은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선배님을 만난 건 저에겐 행운이었어요.”

“‘검은 주교’ 지신 역을 연기한 (우)도환씨와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저보다 도환씨가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손에 LED 조명을 달고 액션을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도환씨는 온몸에 실리콘 분장을 해야해서 보는 저도 고통스러웠죠. 분장만 7~8시간 걸렸고 액션하다가 실리콘이 찢어지면 수정, 보완해야했죠.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시간이 많았을 텐데 군소리 없이 촬영을 잘 마쳐준 도환씨가 고마워요.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했으니까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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