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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사자' 안성기 "韓영화 100주년, 미래 위해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

①에 이어서...

‘사자’를 보면 안성기보다 선배인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감독, 스태프 모두 안성기의 까마득한 후배들이다. 하지만 안성기는 대선배라고 해서 어떠한 대우를 받거나 어드밴티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같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니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작품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배우로서 끊임없는 도전을 펼치려고 한다.

”‘사자’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죠.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를 많이 했다면 ‘사자’를 통해 제가 장르적인 새로운 영화를 시도해본 거예요. 같은 인물이 나온다고 해도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방법은 작품마다 늘 다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배우 인생 스펙트럼이 좀 더 넓혀졌다고 할 수 있죠. 오컬트 장르도 해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아마 오래 돼서 기억이 안 나는 것일 수도 있어요.(웃음).“

”어느새 데뷔 62년차 배우가 됐네요. 현장에 가면 저보다 선배인 배우를 찾기 힘들어요. 할리우드로 눈을 돌리면 로버트 드니로가 눈에 띄죠. 저보다 10세 넘게 많은 데 지금도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도 열심히 하면 로버트 드니로처럼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죠. 저는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참여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체력 관리가 중요하죠.“

데뷔 62년차 배우 안성기. 한국영화계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도 슬럼프를 겪고 위기의 나날을 보낸 적이 많았다. 다만 안성기는 이 모든 걸 기회로 받아들였다. 한국영화 100년이 된 올해가 그에게 뜻깊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그는 지난 100년을 통해 고난과 시련을 버티고 앞으로 펼쳐질 한국영화의 밝은 미래를 예측했다.

”분명히 저도 연기 인생에 슬럼프가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슬럼프가 와도 그걸 슬럼프라고 생각 안 했어요. 오히려 그 시간이 저한테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죠. 최근 몇 년동안 작품 활동을 안 했으니 슬럼프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언젠가 저를 위한 시간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어요. 슬럼프가 왔다고 실망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오직 영화만 생각하며 가만히 기다리는 거죠. 언제든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준비된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저한테는 ‘사자’가 배우활동을 이어가는 출발점이 될 거예요. 한 마디로 슬럼프는 ‘기회’입니다.“

”최근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20주년 모임을 했어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더라고요. 한편으론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시기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그 정점을 찍었지만 한국영화는 여기까지 오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죠. 60년대 전성기를 거치며 70년대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시달렸고 80년대, 90년대 어둠 속에서 잘 버티면서 한국영화의 힘을 만들었죠.“

”우리 한국영화도 경쟁력을 갖췄지 않나 생각돼요.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죠.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으니 그에 맞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필요해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한국영화계가 앞으로 해야할 일이죠.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선배 영화인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현재’가 있다고 믿어요.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죠.“

어느덧 안성기가 70대를 바라보고 있다. 직접 만난 안성기는 70대가 가까워진 배우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외모도 동안이었다.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그를 젊게 만든걸까? 그가 내놓은 답은 ‘착하게 살자’였다. 착한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고 삶을 살아가면 이 모든 게 가능하다는 안성기의 현명한 답이었다.

”한국영화가 위기다? 위기 아닐때가 없었죠. 저는 소위 큰 영화, 작은 영화로 불리는 작품들의 간극이 너무 큰 것 같아 안타까워요. 문성근씨가 사인에 ‘영화는 관객이 만든다’라는 말을 써요. 그 말이 지금 현재 한국영화계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관객의 요구에 따라 영화는 따라가잖아요. 관객에 맞춰 영화를 만들어야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은 현실이죠. 자본이 많든 적든 영화의 규모, 감동은 커야하지 않나. 언제 이게 가능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들수록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실천하며 살고 싶어져요. 남이 뭐라고 하든 본인만 착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죠. 착한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면 제가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올해 봄에 ‘종이꽃’이란 독립영화를 찍었고 가을에 또 독립영화에 출연해요. 이정국 감독과 광주 5.18에 대한 독립영화도 준비하고 있죠. 어떤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목적없이 그냥 좋은 영화를 계속하고 싶은 게 꿈이죠.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하는. 영화를 통해 서로의 좋은 감정을 계속 공유하고 싶어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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