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차예련은 이제 ‘워킹맘’이 됐다. 아이 엄마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성기 시절 미모를 간직하고 있지만, 촬영이 없는 날에도 집에가면 휴식 대신 육아를 해야 했다고.

“육아와 연기활동을 동시에 하는 게 힘들기는 힘들었죠. 촬영 쉬는 날이면 육아를 해야하니까, 다른 직장인 엄마들이랑 똑같은 워킹맘이 된 거죠. 잠깐 짬이 나면 애기 이유식을 사러 가고 했으니까요. 아기를 낳아보니 제가 자고 싶다고 자고, 쉬고 싶다고 쉴 수 없더라고요. 아이가 한참 엄마를 찾을 시기예요. 아직 어린 아이를 떼어놓고 현장에 나오는게 갈등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신랑이 제가 배우로서 일하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내고 엄마지만 기본적으로 차예련이라는 배우를 인정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에요. 촬영할 때는 신랑도 그렇고, 친정 엄마가 아이를 많이 봐주세요. 지금 엄마가 산후 우울증이 걸리게 생겼어요(웃음)”

스타 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제안 받았을 법한 육아예능. 차예련, 주상욱 부부도 예외는 아니였다. 차예련은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라면서도 조심스러워했다.

“한번 해볼까? 싶기는 했어요. 근데 오빠는 멜로연기를 하고, 또 예능 이미지 때문에 그런 감정이 깨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육아 예능을 안한다기 보다 조심스러운 거 같아요. 또 아이한테 스트레스가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나중에 커서 TV에 나오고 싶다고 하면 육아 예능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잖아요”

‘퍼퓸’은 출산 후 차예련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감을 준 작품이지만, 정작 드라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외모 가치관의 변화가 드라마 전후로 있었냐는 말에 차예련은 “저는 연예인이다 보니 항상 평가를 받잖아요”라고 운을 뗐다.

“어쩔 수 없이 다이어트는 가져가야 하는 숙제인 거 같아요. 저는 25kg 찐 제 모습도 좋았어요. 배우가 아니였다면 출산 후에 한 10kg 정도만 감량하고 그냥 잘 먹고, 잘 살았을 거 같아요. 오빠도 괜찮다고 했고요. 근데 직업이 이렇다보니 1~2kg 차이로 화면에서 다르게 보이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마른사람이 예쁘고, 뚱뚱한 사람이 별로고 진짜 이런게 생각하지 않아요”

결혼보다는 출산 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는 차예련.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한 아이의 부모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 늘어난 것.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랑도 저도 서로 조심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자고 마음 먹었어요. 신랑이 밖에 나갈 때도 세뇌교육을 시켜요. ‘오빠는 총각이 아니야, 아기 아빠야. 그러니까 행실을 똑바로 하고 나가서 말도 더 예쁘게 해’라고 해요.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TV로만 차예련을 만나는 시청자들은 이런 변화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여전히 차가운 외모 때문에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 것. 차예련은 오히려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사람들에게 더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말을 안 하고 있거나, 무표정하게 있으면 오해를 하실까봐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아시는 분들은 새침할 거 같았는데 의외라는 이야기를 많이하세요. 데뷔작이 ‘여고괴담’이었고, 그때 당시만해도 공포영화가 많이 들어왔어요. 워낙 유행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일부러 공백을 가지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어요. 근데 많은 분들이 보셔야 이미지 변신인데 조금은 아쉬웠죠”

이제 작품이 끝났으니 다시 엄마 차예련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그는 “배우가 먼저냐, 엄마가 먼저냐 따지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오연수 언니랑 친해요. 언니는 저보다 배우로 더 오랜시간을 지내셨고, 아기도 키워보셨잖아요. 지금 미국에 계시는데 카톡으로 ‘너는 지금 예쁠때야, 아기를 낳았다고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라고 해주세요. 또 ‘아기는 너 없이도 잘 클 수 있어,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집에가면 있으니까’ 하시더라고요. 활발하게 활동할 생각이에요. 일이 중간에 끊기면 또 복귀에 대한 부담이 생길까봐 꾸준히 하려고요. 둘째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끝으로 ‘어떤 배우’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고 싶은지를 물었다.

“저는 제 외모가 전형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특이하게 생긴 거 같아요. 그냥 요즘 시대에 맞는 얼굴인 거죠. 외모적인 면, 패션에 대한 관심도 너무 고맙지만 ‘차예련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네?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음식을 하는 걸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언젠가 지금의 이미지가 깨지는 날이오겠죠?”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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