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8월 4일 오후 11시(한국시각)에 열리는 지난 시즌 리그 2위팀 리버풀과 리그, FA컵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의 커뮤니티 실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9-2020시즌이 축구 팬들을 찾아온다. 소위 ‘빅6’라고 불리는 리버풀, 맨시티, 토트넘,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음 시즌에도 우승 경쟁을 위한 치열한 다툼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이 프리시즌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성적표를 한번 매겨봤다.

AP=연합뉴스

# 리버풀 'B-' – 즉시 전력감 선수 영입 0명?, 믿을 건 클롭 감독뿐

리버풀은 지난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리그에선 2위를 기록하며 구단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6번째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리버풀이 얼마나 강한 팀인가를 보여줬다.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은 우승 후보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프리시즌의 모습에선 불안함이 엿보였다.

이번 프리시즌에서 도르트문트, 세비야, 나폴리에게 졌고 스포르팅 리스본과 2-2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팀이라 불리는 클럽 가운데 리버풀이 이긴 상대는 리옹이었다.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일정 때문에 프리시즌에 합류하지 못한 이유도 컸지만 사실상 전력보강이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리버풀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왼쪽 풀백 로버트슨의 경쟁 자원, 공격수 보강 등이 리버풀에겐 필요하다.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일주일 남은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 또한 그가 영입없이 리버풀을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PA=연합뉴스

# 맨시티 'A+' – 강력한 우승후보, 리그 3연패 가능성이 커졌다

맨시티는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 보강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이번 이적시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를 데려왔다. 나이가 든 페르난지뉴의 자리로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PSV 왼쪽 수비수 앙헬리노를 데려왔다. 맨시티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선수 영입을 매시즌 하고 있다. 후보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우승 전력이 되는 수준이다.

이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하에 맨시티는 최강 전력을 갖췄다. 프리시즌에서는 단 한번도 지지 않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웨스트햄, 울버햄턴, 킷치, 요코하마 등을 상대하며 맨시티의 위엄을 보여줬다. 빈틈 없는 맨시티의 약점을 굳이 말하자면 펩의 전술이 다른 팀에게 읽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양쪽 풀백 자원이 다른 위치의 자원보다 약한 것도 있다. 하지만 맨시티는 충분히 리그 3연패를 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AP=연합뉴스

# 토트넘 'A-' – 드디어 선수 영입! 마냥 기쁘지 않는 포체티노 감독

토트넘이 드디어 지갑을 열었다. 리옹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은돔벨레를 영입한 것이다. 지난 시즌 ‘0입’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적시장에서 단 한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근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더 많은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단의 영입 행보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했지만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토트넘은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프리시즌을 보냈다.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해리 케인, 손흥민, 에릭센, 델레 알리 등 주축 선수들도 제 기량을 펼쳤다. 다만 선수층이 얇은 게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다. 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까지 소화하려면 선수층이 더 두꺼워져야할 필요가 있다. 이적시장이 일주일 남은 가운데 토트넘이 돈다발을 풀지 궁금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 첼시 'B+'– 아자르 대체자는? 레전드 램파드 귀환

첼시 에이스 아자르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첼시 팬들이 아쉬워하는 순간 팀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가 더비 감독직을 내려놓고 첼시로 향했다. 램파드 감독은 첼시를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릴 예정이다. 메이슨 마운트, 허드슨-오도이, 퓰리식 등 젊은 자원들이 첼시에 많이 존재한다.

프리시즌도 잘 보낸 첼시다. J리그 가와사키 프론테일에 0-1로 진 걸 제외하곤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 또한 다득점 승리가 많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램파드 감독은 이번 시즌 4-3-3 포메이션에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 바클리, 조르지뉴, 코바치치가 지난 시즌보다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아스필리쿠에타, 다비드 루이즈 등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베테랑들이 수비 문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첼시가 또 한번의 영광을 맞이할지는 램파드 감독 손에 달렸다.

EPA=연합뉴스

# 아스날 'B-'– 에메리 매직 가능? 떨칠 수 없는 불안함

아스날은 프리시즌 시작 전부터 문제에 봉착했다. 주장 코시엘니가 프리시즌 비행기에 타지 않고 계약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아스날은 프리시즌을 보내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리옹에 1-2 패배했지만 바이에른 뮌헨, 피오렌티나, 레알 마드리드 등을 상대로 지지 않았다. 에메리 매직이 드디어 터지는 건가.

프리시즌에서 눈에 띈 건 오바메양, 라카제트의 공격 케미와 유망주들의 맹활약이었다. 특히 리스 넬슨, 은케티아, 윌록은 향후 몇 년 동안 아스날을 이끌 스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유로 U-21 대회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끈 다니 세뱌요스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아스날로 왔다. 그가 아스날 중앙에 힘을 더했지만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빅6’ 다른 팀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소크라티스는 건재하지만 무스타피는 팬들의 비난을 받을 정도다. 올시즌 아스날의 최대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아닐까 싶다.

AFP=연합뉴스

# 맨유 'B+' – 지지부진 이적시장, 프리시즌 성적 최고

맨유는 이번 프리시즌 6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를 거뒀다. 4일 AC밀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으로도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있다. 특히 맨유의 수비가 빛났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가 프리시즌에서 단 1실점만 내주며 철벽임을 자랑했다. 스완지시티에서 영입한 윙어 다니엘 제임스,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데려온 오른쪽 수비수 완 비사카는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솔샤르 감독은 ‘젊음, 성공, 용기’를 이적시장 슬로건으로 잡았다. 수많은 선수를 영입하고 방출할 계획이었지만 대대적인 개편의 움직임이 크게 보이진 않고 있다. 레스터시티 중앙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의 이적설은 한달 넘게 나돌고 있고 유벤투스 디발라, 스포르팅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에 대한 루머만 가득하다. 프리시즌 안에 선수영입을 다 끝내겠다는 솔샤르 감독 그리고 우드워드 부사장의 선언도 그저 지나가는 말이 됐다. 맨유는 퍼거슨 시대의 재현을 원하고 있다. 이번 시즌이 맨유가 다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지, 또 한번 좌절을 맛보게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