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공연을 관람하는 '혼공족'과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5일 국내 최대 공연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전체 구매 건수(뮤지컬·연극·콘서트·오페라·무용 등)에서 1인 1매 티켓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11%에서 지난해 43%까지 늘어났다. 티켓 예매 10건 중 4건 이상은 '나홀로 관람'인 셈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일부 아이돌 콘서트에서 1인 1장으로 구매를 제한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지만, 공연장을 홀로 찾는 문화 자체가 확산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같은 뮤지컬 작품을 10회 넘게 본 일명 '회전문 관객'도 2014년 2972명에서 지난해 3197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5~10회 관람한 관객도 1만2458명에서 1만4932명, 2~4회 관람한 관객은 10만4759명에서 12만217명으로 증가했다.

연극 장르에서도 11회 이상 관람객(740명에서 1055명), 5~10회 관람객(2931명에서 3829명), 2~4회 관람객(2만6491명에서 3만5733명) 모두 늘어났다.

과거엔 이런 혼공이나 회전문 관람은 일부 마니아층의 관람 행태로 여겨졌지만 점점 공연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공연계에서도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로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관리하는 분위기다.

뮤지컬 '아이다'는 2월1~10일 공연 티켓을 1매 예매한 관람객에게 전시회 티켓, 에스프레소 싱글잔, 과일주스, 남성 로션 등을 선물한다. 삼성카드는 오는 2월18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리는 '삼성카드 스테이지'에 '혼공석'을 마련했다.

뮤지컬 '위키드'를 제작한 설앤컴퍼니는 작품을 2회 이상 관람한 관객만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비공개 카페인 '오지안'을 개설한 바 있고, 뮤지컬 '원스'를 올렸던 신시컴퍼니는 4회 이상 공연을 본 관객들만을 대상으로 미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한 달에 3~4회 연극, 뮤지컬, 클래식 콘서트 공연장을 찾는 싱글 직장인 박선하(32)씨는 “친구와 기호의 차이, 시간 맞추기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공연 한 편 볼 때마다 식사, 찻값 혹은 술값 등 비용의 부담도 만만치 않아 혼공을 주로 한다”며 “혼자 볼 때 커피와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므로 부대비용도 적게 들며 공연에도 더 집중이 돼 이젠 여유롭게 혼자 보는 걸 즐긴다”고 귀띔했다.

국내 공연가의 다관람, 혼공 현상은 ‘회전문 관람’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팬덤현상과 더불어 1인가구 문화 확산, 현재의 삶에 아낌없는 소비를 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트렌드가 맞물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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