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은 최근 흥행의 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 ‘공조’ ‘택시운전사’ ‘1987’ ‘완벽한 타인’ 그리고 ‘말모이’까지 유해진이 출연만 하면 영화가 대박 터졌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그가 8월 7일 개봉한 ‘봉오동 전투’에서 대한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아 특유의 코믹한 매력, 진지함을 뿜어낸다.

유해진이 ‘봉오동 전투’에서 맡은 황해철이란 캐릭터는 어린 시절 일본군에 대한 아픈 과거를 안고 사는 인물이다. 한 무리를 이끌고 독립운동을 펼치며 자신이 든 칼로 일본군을 처단한다. 유해진은 99년 전 독립군이 일본군을 격파했던 봉오동 전투의 이야기에 통쾌함을 느꼈으며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시나리오를 보고 끌리는대로 작품 출연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봉오동 전투’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의미도 있었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나름의 통쾌함도 있었죠. 대한독립군 황해철이란 인물은 한 무리를 끌고 가는 중요한 캐릭터였죠. 제가 연기를 통해 웃음과 진지함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겠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잖아요.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하면 영화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황해철의 전사는 없어도 될 정도였어요. 황해철과 동생 이야기가 영화 앞부분에 등장하기 때문에 황해철이 왜 독립군으로 살아가는지 충분히 설명 가능했죠.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이장하(류준열)에게 담겼어요. 황해철은 이장하를 친동생처럼 끌어안고 지켜주죠. 그 에너지가 영화 끝까지 이어져요.”

‘봉오동 전투’에서 유해진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액션이다. 다른 독립군 캐릭터들이 총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게 유해진은 칼로 일본군을 무찌른다. 이른바 ‘쾌도난마’로 불리는 액션장면에서 유해진의 연기는 비장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는 체력적으로 부담됐지만 더없이 좋은 경험을 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제가 이번 영화에서 칼 액션을 펼쳐요. 제 대역을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했어요. 원신연 감독님이 특별히 정두홍 감독님께 부탁드렸죠. 정두홍 감독님의 액션에 솔직함이 있어요. 기교없이 강렬한 힘만으로 가득한 액션이거든요. 저희는 칼 액션하는 장면을 ‘쾌도난마’라고 부르는데 정말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정두홍 감독님과 ‘무사’ 때부터 인연을 쌓아갔는데 이번 영화에 선뜻 제 대역을 해주셔서 감사했죠.”

“이번 영화르 찍으면서 정말 신나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특히 산에 많이 오를 수 있어서 좋았죠. 엄청나게 뛰고, 가슴 터지게 뛰고, 정말 하루종일 뛰었죠. 또 이번에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가아요. 황해철의 외적인 모습에 스스로 만족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총을 쓰는데 저만 칼을 쓰잖아요? 그런 통쾌함도 있었죠.”

유해진은 ‘말모이’에 이어 ‘봉오동 전투’까지 일제강점기때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단순히 작품에 끌려서 출연하게 됐다지만 유해진은 그 당시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과 조국을 되찾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봉오동 전투’는 유해진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 뜻깊은 작품이었다.

“‘말모이’에 이어 ‘봉오동 전투’까지 일제강점기때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조금씩 알게 됐어요. 보통 봉오동 전투를 아시는 분들은 일본군에 승리했다는 것만 알고 계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역사책에 거론되지 않았던, 숫자로만 남아있는 사람들의 노력들을 보여줄 수 있어저 정말 좋았어요. 임정수립 100주년에 딱 맞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김성수 감독과 함께한 ‘무사’를 정말 좋아해요. 그때 촬영하면서 고생 많이 했죠. 평생 잊지 못할 영화였고 이런 영화를 다시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봉오동 전투’가 저에겐 ‘무사’에 버금가는 작품이었어요. 독립군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도 있었죠.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 액션을 찍을 때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어요. 그래도 영화가 잘 나와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요즘엔 나이가 드니 담이 잘 오더라고요. 마그네슘 잘 챙겨드셔야 합니다.(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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