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봉오동 전투’에 출연한 배우들을 살펴보면 유해진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 유해진은 어느새 현장 최고참이 됐다.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택시운전사’에서 만났던 류준열과 이번 영화에서 코믹 케미를 터뜨린 조우진의 연기에 뒷밤침 역할까지 해야했다. 유해진은 스스로 ‘선배’라는 타이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보다 나이 많은 축에 속하게 됐더라고요. 황해철처럼 우스갯소리도 하고 느슨함도 있어야하는 위치에 있거든요. 좋은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예민해질 때도 있어요. 작품을 돌이켜보면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선배가 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봉오동 전투’의 황해철은 괜찮은 캐릭터였어요. 스스로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범함을 보여주거든요. 제게도 그런 면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같이 연기한 류준열, 조우진 배우가 정말 독특하다는 걸 알았어요. 연기 감각도 정말 좋은 배우들이죠. 독특하고 감각있으면 연기 잘하는 거죠.(웃음) 거기에 주위를 챙길 줄 아는 마음까지 갖췄으니. 배우가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대단한 게 아니거든요. 두 배우는 연기력과 좋은 인성을 다 지녔어요.”

유해진은 아이디어 뱅크다. ‘봉오동 전투’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애드리브를 구사할 뿐만 아니라 직접 카메라 설정까지 했다. 영화 속 유해진의 액션 장면에서 사용된 핸드헬드 기법은 액션의 생동감과 박진감을 끌어올렸다. 그런 그의 노력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유해진은 흥행에 대한 생각보다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중요하게 여겼다.

“‘봉오동 전투’를 찍으면서 셀프카메라로 촬영한 장면이 몇 군데 있어요. 칼 액션하는 ‘쾌도난마’ 장면이었는데 처음엔 바디캠을 착용하고 찍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바디캠은 체력적으로 힘이 들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원신연 감독님께 제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겠다고 제안했죠. 영화를 보니까 셀프카메라로 촬영한 장면이 생동감 있어 보이더라고요. 정말 재미있었던 경험이었어요.”

“저는 흥행 스코어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아요. 영화를 숫자로 이야기해 본 적 없었죠.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고생한만큼 보람을 찾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200만, 300만 돌파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요. 저한테 이상적인 숫자를 굳이 꼽으라면 300만이에요. 솔직히 300만 관객 정도의 영화가 많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해요. 예산은 많지 않지만 잘 만들어진 영화. 그런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유해진의 도전은 끝이 없다. SF장르 ‘승리호’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또 한번 넓힐 계획이다. 끌리는 이야기에 마음이 간다는 그가 ‘봉오동 전투’ ‘승리호’로 영화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영화가 흥행한다는 건 관객들이 영화 자체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등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유해진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계속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최근 ‘승리호’ 촬영을 시작했어요. 이전 영화와는 색다른 느낌이 있는 영화더라고요. 마냥 색다르다고 해서 제 출연 결정에 영향을 준 건 아니에요. 만약 제가 어떤 영화에 출연할지 고민할 때면 한동안 생각에 잠겨요. 이야기에 끌린다는 제 주관이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승리호’는 독특한 영화, 색다른 장르여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출연하게 됐어요.”

“‘봉오동 전투’를 찍으면서 독립군을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 많이 했어요. 배우로서 그건 기본적인 일이죠. 조국을 되찾으려는 그분들의 간절함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액션도, 대사도 마찬가지였죠. 관객분들에게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선 저의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이번 영화도 진지하게 접근했어요. 연기하면서 그것만큼의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제 연기가 가볍게 느껴지면 수정과 수정을 반복하죠. 이전에도, 지금에도, 미래에도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려고 해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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