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족’ 백일섭, 박원숙, 김민준이 남모를 외로움과 아픔도 웃음으로 승화시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9일 방송된 MBN ‘모던 패밀리’에서는 ‘황혼의 싱글’ 백일섭과 박원숙이 가족 같은 지인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 그리고 ‘40대 싱글남’ 김민준이 정신과를 찾아가 가슴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식 없는 세 사람의 일상과 가슴 속 이야기에 이날 시청률은 2,02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방송 기준)를 기록했다.

백일섭은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부녀 인연을 맺었던 ‘종말이’ 곽진영과 26년 만에 상봉해 감격스런 포옹을 했다. 같은 여수 출신인 두 사람은 “세월만 변했지, 사람은 그대로”라며 반가워했다. 하지만 백일섭은 “사실 고향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6.25 전쟁 때 피난살이한 것과 아버지와 배낚시 한 기억 정도”라며 가슴 한 켠에 자리한 외로움을 내비쳤다.

곽진영은 “저도 2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셔서 힘들었다. 곧 서울 집을 정리하고 어머니 혼자 계신 여수에 터를 잡으려 한다. 앞으로 백(일섭) 선생님이 아버지처럼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라고 위로를 건넸다. 특히 센스 넘치는 ‘효녀’ 곽진영은 낚시를 좋아하는 백일섭을 위해 배를 준비했고, 백일섭은 쏨뱅이를 대거 낚아 모처럼 기분 좋은 추억을 쌓았다.

박원숙은 재혼 13년차 김미화 가족을 만나 음악회를 겸한 가든파티를 즐겼다. 김미화 윤승호 부부의 맏아들 윤진희군이 발달장애인들의 축제인 ‘오티즘 엑스포’ 축하무대에 초대받아 ‘사전 리허설’(?) 겸 지인들을 초대해 ‘가족 음악회’를 마련한 것. 윤군은 발달장애로 인해 평생 '열 살 소년'의 모습이지만 누구보다 드럼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뮤지션이었다.

윤진희군을 서포트하기 위해 아버지 윤승호 교수는 기타를 배워 밴드를 결성했으며 어머니 김미화는 밴드 반주에 맞춰 ‘사랑밖에 난 몰라’를 열창했다. 박원숙은 답가로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으나, 이내 악보 받침대가 쓰러지는 사고가 나자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며 재혼의 추억을 소환했다.

그는 “예전에 재혼 직후, 야유회를 갔는데 사람들 앞에서 이별 노래를 불렀다가 친정 엄마한테 혼났다. 그때 조짐이 안 좋았던 거지”라고 고백해 ‘짠내 웃음’을 안겼다. 박원숙은 김미화 가족의 음악회가 끝나자 “감동적이고 너무 울컥했다. (나도) 이런 걸 해보고 싶었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민준은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한 우울함을 털어내기 위해 정신과를 찾았다. 겉으로는 ‘아재 개그의 달인’처럼 엉뚱, 유쾌한 모습이었지만 속으론 공백기에 따른 우울증과 강박증 때문에 힘들어 했던 것. 그는 “일 관련 전화가 한통도 안 온다. 나는 (사람들에게) 잊힌 건가”라고 털어놓았고 이에 정신과 전문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김민준은 ‘입관 체험’을 결심, 실행에 옮겼다. 묘비명에 ‘잘 다녀갑니다’라고 적고, 수의를 입은 뒤 관 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그는 “저로 인해 남은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트 있는 사람이구나. 잘 살다 갔구나’라고 생각해주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지 않냐”라고 입관 체험 지도사의 질문에 김민준은 “더워 죽겠다”고 답해 웃음 폭탄을 날렸다. ‘진지’와 ‘개그’를 오가는 그만의 정신세계에 이미 우울증과 강박증은 저 세상으로 사라진 듯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

사진=MBN ‘모던 패밀리’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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