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저항으로 들끓자, 할리우드에서도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할리우드에선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한 직후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태. '안티 트럼프'를 외치며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불신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트럼프를 언급한 사건이 이슈로 군림하며 트럼프의 할리우드를 향한 애증이 주목을 받고 있다.

 

◆ 트럼프, 힐러리 지지 할리우드 ★들에 "필요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한 유명인사들을 하나씩 언급하며 "필요없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미시건주 그랜드라피드시 유세현장에서 미힐러리 지지발언을 한 팝스타 제이지와 비욘세, 본조비 그리고 레이디 가가를 언급하며 "공화당에는 그런 인물들이 필요없다. 오직 미국을 훌륭하게 만들 아이디어만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케이티 페리 / 케이티 페리 인스타그램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의 이같은 언행에 대해 "클린턴 지지기반층을 디스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4일 동안 선거유세현장에서 유명인을 내세워 지지기반을 독려한 클린턴의 행보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한 트럼프는 그동안 힐러리 지지의사를 밝힌 미국프로농구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팝가수 마돈나, 케이트 페리 등을 언급하며 역시 '필요없다'고 일괄한 채 공화당의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 'SNL' 캡쳐

◆ 트럼프가 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분노한 사연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관심이 꽤 많아 보인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SNS를 활용해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디스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편이다. 최근에는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과거 트럼프와 엮인 사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몇 년 전 내게 화가 나 있었다. 완전히 집착했다”고 운을 뗀 스튜어트는 “그것을 이해조차 할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이해조차 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고 믿기를 원하지 않는 그런 개념이다. 미친 짓이다”고 말하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난한 흔적 / 트럼프 트위터

실제 트럼프는 2012년 트위터에서 “로버트 패틴슨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돌아가면 안된다. 그녀는 그를 강아지처럼 속였다. 그리고 다시 그렇게 할 것이다. 지켜봐라. 그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라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의 이러한 막말은 노래로까지 만들어진 바 있다

지난 5일 미국 NBC 'Saturday Night Live'에 출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또 한번 트럼프를 언급했다. 스튜어트는 "미국 대통령도 이 방송을 보고 있을 거다. 트럼프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 대통령이 트위터에 날 한 번 언급한 것도 놀라운 일인데, 나에 대해 11번이나 글을 썼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날 싫어해서 쓴 글이 아니라 전 연인 로버트 패틴슨을 좋아해서 쓴 글 같다. 이제는 내가 동성애자라 더 싫어할 듯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먼스마치에서 연설하는 마돈나 / NBC 우먼스마치 생중계 영상

트럼프 "마돈나, 역겹고 수치스럽다"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자신을 격렬히 비난했던 팝 디바 마돈나를 향한 디스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대담에서 "마돈나의 연설은 수치스럽다"라며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역겹다(disgusting)"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마돈나는 지난달 21일 워싱턴D.C.에서 대규모 트럼프 반대 집회 '우먼스 마치'에 참여해 무대 위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백악관을 폭파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라며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시대를 거부하고, 강력히 결속하며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행진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엿 먹으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돈나는 자기 자신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행진을 주최한) 조직에도 상처를 입혔다. 나는 그녀가 우리나라에 수치스러운 발언을 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메릴 스트립 / 골든 글로브 영상 중계 캡쳐

◆ 트럼프, 메릴 스트립에 "과대평가 된 배우" 비난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수상자들의 잇단 성토가 빗발쳤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배우는 바로  메릴 스트립. 스트립은 6분 동안 지속되는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과 장애인 기자의 외면을 흉내냄으로써 모욕하는 '차별주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메릴 스트립을 비난한 흔적 /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는 시상식이 끝난 직후인 9일, '우회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메릴 스트립에게 반격을 가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메릴 스트립은 가장 과대평가된 할리우드 배우 중 한명이다. 나에 대해 모르면서 골든 글로브에서 나를 공격했다"로 시작되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대선에서 패배한 힐러리 아첨꾼이다. 백번째로 말하지만, 나는 장애인 기자를 모욕한 게 아니라, 16년 전에 썼던 기사를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자 바꾼 게 야비한 것임을 보여줬을 뿐이다"고 메릴의 비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알렉 볼드윈의 트럼프 코스프레, 특징을 잘 잡았다 / SNL 영상 캡쳐

◆ 트럼프, 알렉 볼드윈 비롯한 'SNL' 향해 "편파적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을 'SNL'에서 풍자한 배우 알렉 볼드윈에게도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SNL' 방송에서 트럼프 분장을 한 알렉 볼드윈은 "오늘 밤 난 세 가지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며 "씩씩거리고, 헐떡거리고,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라며 트럼프가 후보였을 당시 2차 TV토론에서 보인 말투와 태도를 비꼬았다. 이어 미국 대선이 종료된 후 정치 풍자를 잠시 중단했던 SNL은 트럼프의 인수위 활동을 소재로 풍자를 재개한 바 있다. 

 

트럼프의 디스에 반격 가하는 알렉 볼드윈 / 트위터 캡쳐

이를 본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젯밤 SNL을 봤다. 정말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쇼였다. 하나도 재미없었다. 이게 평등한 것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알렉 볼드윈은 "평등하냐고? 대선은 이미 끝났다"라며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나는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며, 미국인들의 풍족한 삶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즉각 대응했다.

그는 또 "나는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대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할 것"이라며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전화해라. 나는 항상 SNL에 있으니"라고 덧붙이며 트럼프에게 거센 역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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