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법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 전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의 지난 6월 검찰 송치 장면/사진=연합뉴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201호 법정에서 전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씨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연다.

고씨는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정식 재판에는 출석할 의무가 있어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지난 6월 12일 고씨가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 두 달 만이다. 당시 고유정은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죄다 가린채 나타나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피해자 유족을 비롯해 전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고유정의 얼굴표정, 행동 모든 것이 관심사다. 고씨의 재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재판인 만큼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앞으로 진행될 고씨의 재판에 대해 방청권 소지자만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공판준비과정에서 계획적 살인을 주장하는 검찰과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변호인 측에 정확한 근거와 해명을 요구한 만큼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고유정 체포 당시 영상/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고씨가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전남편 강모(36)씨에 대한 왜곡된 적개심, 또 강씨로 인해 불안한 재혼생활이 계속될 것을 우려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강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씨에 대해 적개심을 표현한 문자 메시지,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물색한 인터넷 검색 기록, 강씨가 자신을 성폭행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조작한 문자 메시지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고씨가 강씨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고, 살인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는 달리 "(고씨가) 전남편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며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무게와 강도 등을 검색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고씨와 변호인이 이번 재판에서 어떤 변론을 제기할지 주목된다.

한편 고씨는 지난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는 살인과 사체손괴·은닉이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