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뉴미디어아트 대안영상축제인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2019)이 8월 15~2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관,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에서 다채롭게 개최된다.

사진=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포스터

이번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인권, 젠더, 예술감수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대안영화,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28개국 120편의 작품이 상영 및 멀티스크리닝 전시된다.

올해 네마프2019는 크게 상영, 멀티상영, VR영화프로그램 등 3개 섹션 17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그동안 접할 기회가 적었던 덴마크 비디오아트, 영상과 VR을 결합한 버추어리얼리티전아트 기획전X, 유럽 페미니즘 영화의 대모로 손꼽히는 마를린 호리스 회고전, ‘주제전- 젠더X국가’, 글로컬 구애전 등이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올해의 슬로건: 젠더X국가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젠더X국가’로 정해졌으며 이에 맞춰 공식포스터도 제작됐다. 젠더는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생물학적 ‘성’과는 구분되는 용어다. 전세계에서 이미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에 대한 다양함을 인정하고 있으나 가부장적 국가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존재들을 배제해오고 있다. 네마프2019에서는 올해 '젠더X국가'를 통해 기존 젠더 개념에 도전하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젠더 관점에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회적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관객과 소통해보고자 한다.

공식 포스터는 영화와 미술의 장르적 구분을 넘나들며 영상과 퍼포먼스 관련 다수의 작업을 진행해온 심혜정 작가가 작업했다. 심혜정 작가는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튀어나오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캐치해 작품에 반영해오고 있으며 젠더, 가족, 이주민 등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장르의 작업으로 선보여왔으며 올해 네마프2019에서는 ‘작가 특별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사진=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제공('거리측정' '당신의 젠더는?' 스틸컷)

# 개막작 - ‘거리측정’ & ‘당신의 젠더는?’ 단편 2편 파격 선정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젠더X국가’라는 슬로건과 함께 수많은 젠더에게 국가라는 울타리는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모나 하툼 작가의 ‘거리측정’과 테무 매키 작가의 ‘당신의 젠더는?’ 단편 두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미디어아티스트인 모나 하툼 작가의 ‘거리측정’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여성의 몸을 복합적으로 담아내며 한 국가에 속한 여성의 상실감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의 어머니가 아랍어로 손수 써 내려간 편지와 어머니의 샤워하는 이미지가 중첩되는 15분 길이의 단편이다.

‘당신의 젠더는?’은 네마프2019 주제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테무 매키 작가는 젠더 정치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 속에서 주류 사회에서 명명된 여성성, 남성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에 도전하는 수많은 젠더를 소환하여 작품 속에 그려낸다. 특히 ‘당신의 젠더는?’ 작품에서는 트랜스젠더 인터뷰로 구성된 짧은 다큐멘터리로 여성과 남성이라는 젠더 이분법적 사고의 폭력성을 보여준다.

사진=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제공('침묵에 대한 의문' 스틸컷)

# 작가 회고전- 유럽 페미니즘 시네아스트 대모 마를린 호리스 감독 작가 회고전 개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매년 ‘작가 회고전’ 을 통해 얀 슈반크마예르, 알랭 카발리에, 장 루슈, 이토 타카시&마츠모토 토시오 감독 등 대안영화영상예술 분야의 거장들을 소개해왔다. 올해는 네덜란드 대사관과 함께 마를린 호리스 감독의 주요 작품 4편을 디지털 복원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선보인다.

유럽 최고의 페미니즘 시네아스트로 꼽히는 네덜란드 출신의 마를린 호리스 감독은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을 조명하고 여성들의 연대 및 대안적인 공동체에 대해 작품을 통해 화두를 던진다. 이번 네마프2019 ‘작가 회고전’을 통해 상영되는 작품은 총 4편으로 ‘침묵에 대한 의문’ ‘안토니아스 라인’ ‘댈러웨이 부인’ ‘소용돌이 속에서’가 관객들을 만난다.

# 올해의 주제전 - 젠더X국가전

올해의 주제인 ‘젠더X국가’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장편 6편, 단편 5편 작품을 모아 주제전으로 선보인다. 최근 작고한 ‘누벨바그의 어머니’ 아녜스 바르다 감독을 비롯해 바바라 해머, 아톰 헤고이안 감독 등 다양한 감독들의 작품 11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제공(왼쪽위 시계방향 '몽 사반트' 'MOL' '바깥은 존재한다' '노 오존' '아이 엠 걸' '내 방에 온 걸 환영해' 스틸컷)

# 경쟁부문 - 40여개국 1277편 작품 공모 접수...61편 본선작으로 선정

네마프의 경쟁부문 프로그램은 실험영상, 대안영화, 다큐멘터리 등의 장르로 구성된 상영 부문과 미디어 퍼포먼스, 다채널비디오, VR 등 장르 구분 없이 모든 형태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40개국 총 1277편(한국 891편, 해외 40개국 298편, 전시작 88편)의 작품이 공모 접수됐으며 지난해와 비교해 154편이나 접수가 증가했다.

이중 61편(상영 52편, 전시 9편)의 작품이 경쟁부문 본선 작품으로 선정됐다. 본선 진출작 61편은 네마프의 경쟁부문인 ‘한국구애전’과 ‘글로컬구애전’ 섹션을 통해 일반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올해 출품된 작품들은 변화하는 동시대 사회상을 다양한 디지털 실험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으며 인권, 젠더, 생명, 여성, 역사 등 심도 깊은 주제의식과 뛰어난 만듦새를 지닌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동시대 미디어 영상예술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안영화, 파운드 푸티지 필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다채로운 형식의 작품들이 본선작으로 많이 포함됐다. 네마프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경계 없는 대안영상 예술의 장을 만든다는 의미로 경쟁이라는 단어 대신 ‘구애’라는 단어를 사용해 더욱 예술을 친근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진=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제공(왼쪽위 시계방향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바이올렌틀리 해피' '파도 위의 여성들' '페미니스트 창당도전기' 스틸컷)

#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 개최

네마프에서는 매년 한 국가의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등을 특별전 형식으로 초청해 소개한다. 올해는 한-덴마크 수교 6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덴마크대사관의 협력으로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을 개최한다. 페스티벌 기간 중 덴마크 비디오아트/넷아트 비영리기관인 Netfilmmakers에서 활동 중인 덴마크 독립 큐레이터 루이스 스타이베르를 초청해 덴마크 비디오아트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에서는 그동안 접하기 쉽지 않았던 덴마크 비디오아트, 대안영상예술의 시각과 관점을 담은 영상들이 소개되며 덴마크를 기반으로 동시대에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싱글채널비디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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