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슈즈를 신은 한국고전 속 강인한 여주인공 2인이 가을 무대에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35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단의 시그니처 레퍼토리 ‘춘향’과 ‘심청’을 연이어 무대에 올린다.

아름다운 한국의 고전을 서양의 클래식 발레에 담아낸 두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세계 무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창작발레 시리즈로, 국내외 유수 평단으로부터 ‘동서양 문화의 훌륭한 조화’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가족과 연인이 펼쳐 나가는 아름다운 드라마에서 효(孝)와 애(愛), 인(仁)과 예(禮)’라는 인류의 근본적인 정신을 되새길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원조 ‘걸크러시’로 불리는 두 뮤즈의 연이은 출격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끄는 중이다.

‘춘향’(10월4~6일)은 2007년 초연과 2018년 정기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고전문학 ‘춘향’의 애틋한 러브스토리와 차이콥스키의 숨겨진 명곡을 신고전주의 발레에 담아 관객에게 세련된 전통미를 느끼게 한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설렘과 긴장(초야)-애틋한 슬픔(이별)-격정적 환희(해우)로 이어지는 3가지 유형의 파드되(2인무), 극강의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화려한 테크닉의 ‘기생무’ 등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예술감독 유병헌은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템페스트, 교향곡 1번, 조곡 1번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작품의 주요 장면에 삽입해 섬세하고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2014년 창단 30주년을 맞아 무대 미술가 임일진, 패션 디자이너 이정우가 무대와 의상을 대대적으로 수정했고 이후 2015년 오만 무스카트 로열 오페라하우스와 2018년 콜롬비아 보고타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 극장에 초청돼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심청’(10월11~13일)은 198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 40여 개 도시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인기 창작발레다. 2001년 워싱턴 케네디센터, 뉴욕 링컨센터 등 전미 3대 오페라극장에 입성한 바 있다.

서양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효 사상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화려한 무대 세트, 다채로운 의상, 수준 높은 테크닉에 담아 발레의 성공적인 역수출 사례를 만들었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제3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석권했다.

안무는 발레단 초대 예술감독 애드리언 델라스가 맡았고, 대본에 고 박용구 평론가, 음악에 케빈 바버 픽카드가 참여했다. 이후 30년간 안무, 연출, 무대, 의상을 보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로서 완벽을 기하고 있다. 폭풍우 몰아치는 인당수 선원들의 역동적인 군무, 영상으로 투사되는 바닷속 심청, 바다 요정과 왕궁 궁녀들의 우아한 군무, 달빛 아래 펼쳐지는 ‘문라이트 파드되’ 등이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오는 18일까지 조기 예매 할인(30%)을 진행 중이며 이외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예매는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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