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기획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며 DMZ(비무장지대) 내 촬영 허가를 받은 뒤 기아자동차의 새 자동차 광고를 DMZ 내에서 무단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JTBC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사진=JTBC 

앞서 16일 SBS 8뉴스를 시작으로 다수의 매체들이 무단 촬영논란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JTBC가 지난 3월부터 DMZ의 자연환경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고 협조 요청해 허가를 내줬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가 없이 자동차 광고를 무단 제작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민통선 이북에서 찍은 주행 장면은 보안훈령 위반이며, 고성 GP를 비롯한 철책 장면은 군사시설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법적 조치를 검토했다. 하지만 군은 촬영 취소 조치만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기아차 측은 "JTBC가 DMZ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협찬을 요청하면서 부대 조건으로 DMZ에서 촬영한 영상을 광고에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JTBC가 이 영상을 광고에 쓸 수 있도록 국방부 측과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고 영상을 광고에 사용한 것"이라며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 광고 사용을 중단하고, JTBC 측에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고 하던 JTBC 측은 오늘(17일) 오후께야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음은 공식입장 전문.

사진=기아자동차 광고 캡처

DMZ 내 기아자동차 광고 촬영 건에 대한 JTBC의 입장을 밝힙니다. JTBC는 국방부의 허가를 받고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창사기획 다큐멘터리 ‘DMZ’의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촬영된 내용을 바탕으로 8월 15일 'DMZ 프롤로그' 편을 방송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아자동차의 협찬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JTBC가 기아자동차에 건넨 제안에는 제작지원 및 광고제작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신형 SUV 광고에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촬영한 영상 일부가 사용돼 문제가 됐습니다. 국방부는 DMZ 내에서 촬영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별도의 상업광고로 쓰이는 것을 허가할 수 없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작진이 국방부와 의견조율을 지속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JTBC는 국방부의 입장과 달리 제작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국방부와 해당 부대 장병,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이에 JTBC는 다큐멘터리 ‘DMZ’의 본편 제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촬영된 영상이 광고에 사용되지 않도록 기아자동차와 협의하겠습니다. 앞으로 JTBC는 프로그램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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